사회
'미국 줄행랑' 문흥식 전 회장 사과문 공개…"진짜 맞아?"
입력 2021-06-16 14:49  | 수정 2021-06-23 15:05
'붕괴 연루 의혹' 문흥식 전 회장 사과문 진위 논란
제3자가 대화방에 공유…"의사 전달받아 작성"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철거건물 붕괴 참사 관련 재개발사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조직폭력배 출신 문흥식 전 회장의 이름으로 작성된 사과문이 공개됐습니다. 그러나 출처가 불명확해 본인 진위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오늘(16일) 5·18구속부상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회원들의 단체대화방에 문 전 회장의 사과문이 공유됐습니다.

5월 명예 손상되는 일 없도록 속죄할 것”


휴대전화로 보낸 사과문에는 먼저 최근 발생한 학동 건물 붕괴사고로 많은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영전에 머리 숙여 애도를 표한다”며 불시에 사랑하는 이들을 보내시고 커다란 충격에 휩싸여 계시는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학동4구역 건물 붕괴사고 수사에도 협조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그는 사실 여부를 떠나 저와 관련한 보도로 인해 동지 여러분과 5월에 형언할 수 없는 상처를 드리게 되었음을 참담한 심정으로 사죄한다”며 이와 관련한 부분은 향후 사법당국의 수사가 진행되면 명백히 밝혀질 것이다. 가까운 시일 내에 조사에 성실히 임할 생각”이라고 했습니다.

아울러 저의 불민함으로 인해 동지들이 받은 상심을 생각하면 무슨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한없는 죄책감을 느낀다. 죄인의 심정으로 더는 저로 인하여 5월의 명예가 손상되는 일이 없도록 남은 삶을 속죄하며 살아가겠다”고 전했습니다.

문 회장 측근들이 명의도용” 의혹 제기

해당 사과문은 문 전 회장의 측근 A 씨가 단체대화방에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 씨에 따르면 사과문은 문 전 회장이 직접 작성한 것은 아니고 의사를 전달받은 또 다른 인사가 작성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A 씨는 문 전 회장과 연락이 닿은 사람이 누구인지 특정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사과문의 출처 및 문 전 회장의 의사가 진정 담겼는지 여부가 확인되지 않으면서 진위 여부 논란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또한 5·18구속부상자회 회원들 사이에서는 그간 회원들과 갈등을 빚어온 문 전 회장 측 인사들이 본인들의 비위 의혹까지 밝혀질 수 있는 위기에 몰리자 명의를 도용해 사과문을 작성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한편 문 전 회장은 광주 재개발사업 공사 수주 등에 개입했다는 소문이 돌자 지난 13일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문 전 회장이 설립한 M사의 운영을 맡은 아내는 출국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문 전 회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뒤 인터폴 등 국제 범죄 수사 기관과 공조해 그의 강제 송환을 추진한다는 방침입니다.

[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 jzero@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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