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그런데'] 끊이지 않는 음모론
입력 2021-06-15 20:12  | 수정 2021-06-15 20:52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는 2015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6년 전 세계적인 강연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런 말을 합니다.

'앞으로 수십 년 안에 1천만 명 이상 사망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전쟁보다는 전염성 강한 바이러스 때문일 겁니다.'

이 강연이 코로나19가 미국에 퍼진 뒤 '게이츠가 코로나바이러스를 퍼뜨렸고, 백신을 맞으면 그의 노예가 된다.'는 게이츠 음모론의 뿌리가 되지요.

이렇듯 음모론은 짜깁기한 팩트에 논리적 비약을 등에 업고 사람들을 파고듭니다. 민주당 전 부대변인과 고등학교 교사 등 최근 잇따라 터져 나온 '천안함 막말'도 내면을 들여다보면 음모론이 꽈리를 틀고 있습니다.

2010년 천안함이 격침됐을 때, 당시 정부는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호주, 미국, 스웨덴, 영국 등 5개국 전문가 24명으로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조사를 시킵니다. 조사 결과는 '천안함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한 것'이었고, 이 결과는 유엔 안보리에 회부돼 국제사회도 어뢰로 인한 피격을 인정하지요.

문재인 대통령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북한 잠수정이 몰래 침투해 천안함을 타격한 후 북한으로 도주했다.'라고 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천안함 음모론은 가라앉긴커녕 더 확산됐고, 국회에서 '천안함 폭침은 북한의 소행'이라고 한 서욱 국방장관은 시민에 의해 공수처에 고발당하기까지 했습니다.

나치독일의 선전부 장관으로 음모론의 대가였던 파울 요제프 괴벨스는 '나에게 한 문장만 달라. 그럼 누구든 범죄자로 만들 수 있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언제쯤 천안함 용사와 유족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하는 음모론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요? 오늘은 천안함도 참전했던 제1차 연평해전 22주년입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끊이지 않는 음모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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