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안 베꼈다" 억울함에 극단적 선택한 여고생, 반성문 내용 달랐다
입력 2021-06-15 14:14  | 수정 2021-06-15 14:34
경북 안동 고등학교 인근 아파트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A양이 남긴 반성문 / 사진=연합뉴스, 유족
부정행위 의심에 반성문서 억울함 호소해
수업 중 학교 빠져나와 인근 아파트서 극단 선택

경북 안동의 한 여자 고등학교에서 쪽지 시험 중 부정행위를 의심받은 여고생 A양이 반성문에 커닝을 하지 않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과 교육당국이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인 A양은 은 1교시 영어 수업에서 쪽지시험을 치다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 의심받고 반성문을 썼지만 반성문 뒷면에는 자신이 부정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적었습니다.

반성문 뒷면을 보면 영어로 적힌 문장과 함께 세 문장이었고 수행평가지(답안지)에는 이 문장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0점 처리된다면 받아들이겠습니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경북 안동 고등학교 인근 아파트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A양이 남긴 반성문 / 사진=유족

어제(14일) 유족과 경북교육청 등에 따르면 이 학생은 지난 10일 오전 유명 팝송의 감상문을 적어내는 영어 수행평가 쪽지시험을 봤습니다. 학생들이 답을 쓰던 중 담당 교사는 A양의 책상 서랍 안에서 영어로 된 문장이 적힌 쪽지를 발견해 커닝한 것으로 의심했습니다.

2교시 수업이 시작됐지만 교무실에서 반성문을 써야했던 A양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내용과 부정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상반된 내용의 글을 적었습니다. 교사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학교를 빠져나간 A양은 약 5분 뒤 인근 아파트로 올라가 뛰어내리는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유족은 영어 교사가 A양 해명을 전혀 듣지 않고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단정해 반성문을 쓰게 했고, A양이 억울함을 표현하기 위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A양의 언니는 "그날 영어 시험은 15분간 진행된 간단한 테스트였고 단어 몇 개만 암기하면 쓸 수 있는 아주 쉬운 시험이었다"며 "동생은 중간고사에서 전체 6등을 할 정도로 우등생이었다. 부정 행위자로 몰려 더 이상 해명할 기회가 없자 억울한 마음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학교도 크게 당혹스러운 상황"이라며 "사건과 관련해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경북교육청 측은 14일 대책반을 꾸려 해당 학교에 대한 감사에 들어갔습니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한 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에 대해 자체 조사를 하고 있고 경찰에도 수사의뢰를 한 상태”라며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답변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