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라임 술 접대 검사 또 있다…"이종필 도주 전 만나"
입력 2021-06-15 14:10  | 수정 2021-06-16 16:56
메트로폴리탄그룹의 김 모 회장이 실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유흥주점. [사진 = 차창희 기자]

'라임 몸통'으로 지목되는 메트로폴리탄그룹의 김 모 회장이 실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유흥주점에 2017~2019년 현직 검사들이 왕래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해당 유흥주점은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검사들을 상대로 술 접대를 한 곳과는 다른 장소다. 당시는 라임 사태 수사가 본격화된 시기로 내부 관계자들은 도피를 준비 중이던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이 술집에서 검사와 만남을 가졌다고 폭로했다.
15일 매일경제 취재 결과 2017년 말 이후 현직 검사 2명이 김 회장이 휘하 직원을 바지사장으로 내세워 운영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유흥주점에 방문했다고 한다. 김 회장은 김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옥중 입장문을 통해 "라임 사태의 실질적 몸통"이라고 주장한 인물이다.
당시 김 회장은 재계 관계자와 유흥주점에서 미팅이 있었는데 이 자리에 검사들이 참석했다고 한다. 김 회장은 해당 검사에 대해 "검찰 조사 때 알게 된 인연"이라고 소개했다. 지난 2015년 'J대표 게이트' 사건 당시 J대표의 해외 원정 도박 의혹을 수사하던 검찰은 김 회장도 환치기 의혹으로 불러 조사했다. 그때 김 회장 본인의 수사를 담당한 검사란 의미로 해석된다.
이 술자리에서 후배인 B검사가 술에 취하자 선배인 A검사는 혼을 내는 등 싸움이 발생해 경찰까지 출동했다고 한다. 당시 김 회장은 한 직원에게 "지금 난리가 났으니 빨리 현장에 가보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직원이 확인한 결과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들에게 술에 취해 주저앉은 B검사는 "나 검사야"라며 공무원증을 보여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경찰관은 서울중앙지검 당직실에 전화를 걸어 신원 확인을 했다. 검사임을 확인한 경찰은 "저희가 사건 처리를 할까요? 아니면 당직실에서 데려갈래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때 경찰은 술에 취한 B검사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했다. 또 다른 날은 B검사가 술에 취해 유흥주점 종업원의 뺨을 때리는 사건도 발생했다. 실제 피해 종업원이 폭행 사실을 인정한 녹취록도 있다.
매일경제가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실을 통해 경찰청에 해당 유흥주점 출동 기록을 요청한 결과 현재 관련 자료는 남아 있지 않았다. 112신고내역과 근무일지 문서 보관 기관이 각각 1년, 3년이기 때문이다.
이후 2019년 8~9월께 해당 A검사는 또다시 유흥주점에 왔다. 당시 A검사가 방문한 룸엔 이 전 라임 부사장이 있었다고 한다. 김 회장은 한 유흥주점 직원에게 "검사님 이번에 영전하셨다. 너 얼굴 보면 알거야"라며 "인사 한 번 드리라"고 했다고 한다.
해당 시기는 이 전 라임 부사장이 출국금지 조치됐고 검찰, 경찰 수사가 본격화된 때다. 이후 이 전 라임 부사장은 2019년 11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전 도주했다. 이 전 부사장이 현직 검사를 통해 로비를 시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김 회장이 실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해당 유흥주점은 약 34억원 탈세 혐의로 경찰 조사도 받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최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혐의로 유흥주점 관계자들을 조사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락현) 수사과도 해당 유흥주점에서 일한 관계자를 두 차례 불러 필리핀 카지노 리조트 관련 의혹에 대해 조사했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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