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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이 된 선수가 목표다" '슈퍼 루키'는 출발부터 남달랐다
입력 2021-06-15 11:26  | 수정 2021-06-15 12:02
모두가 성적만 바라보고 있을 때 이의리는 "인성이 바른 선수"가 목표라고 했었다. 출발선부터 남달랐던 이의리는 자신이 원하는 모습의 선수로 성장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인성이 바로 된 선수가 되고 싶다."
KIA 신인 투수 이의리가 입단 전 밝힌 목표였다. 보통의 선수들은 "신인왕이 되고 싶다"거나 "10승을 하고 싶다"고 말하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물론 이의리도 야구적인 목표가 있었다. "양현종 선배 같은 투수가 되고 싶다"고 했었다.
그런데 그 이유도 '인성'이었다.
이의리는 "양현종 선배는 인성으로 한 번도 문제가 된 적이 없는 선수다. 기량도 빼어나다. 모든 면을 갖춘 양현종 선배 처럼 바르고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었다.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면 모든 것을 갖게 되는 프로 세계. 선수들의 인성 논란이 끊임 없이 제기되는 것은 이기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승자 독식 문화가 한국 프로야구에 뿌리 깊게 박혀 있기 때문이다.
이의리는 그런 문화에서 한 걸음 벗어나 있는 선수다.

스스로 원하는 것 처럼 인성이 먼저 된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투수로서 보다 먼저 인간으로서 바로 된 투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목표를 일단 이룬 셈이다.
이의리는 14일 현재 10경기에 등판해 2승2패, 평균 자책점 4.50을 기록하고 있다. 만족할 만한 수치는 아니지만 신인들 중에서는 가장 앞서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타자 쪽을 중심으로 경쟁자들이 나타나고는 있지만 아직 이의리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KIA 한 코치는 "이의리는 모범적인 선수다. 신인이기 때문에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데 언제나 배우려는 자세로 스스로를 낮추고 받아들이려고 애쓴다. 주위에서 신인왕 후보라는 말이 일찌감치부터 나오고 최고 신인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지만 달라지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늘 낮은 자세로 귀를 기울이고 더 잘하려고 노력한다"며 "투구 내용을 봐도 인성을 느낄 수 있다. 보통의 선수들 같으면 경기 초반 실점을 많이 하면 그대로 경기를 포기해 버린다. 이후 투구 내용이 형편없어 지는 경우가 많다. 이의리는 다르다. 초반에 실점을 하더라도 어떻게든 책임 이닝을 채우려고 노력한다. 부진한 출발을 했을수록 이후 투구 내용이 더 좋아진다. 투구수도 줄이려고 애쓰고 실점도 최소화 하려고 노력한다. 아직 기술적으로 완전하다고 할 수 없지만 인성이 바로 된 선수라는 목표는 이미 이룬 것이나 다름 없다"고 극찬했다.
박용택 KBSN 해설 위원도 "이의리가 입단 전에 "인성이 바로 된 선수가 되고 싶다"고 한 인터뷰를 보고 싹이 다른 선수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여기에 실력까지 갖추고 있다. 야구 선배로서 반할 수 밖에 없는 후배다. 시즌 초반 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이제 많이 올라왔다고 생각한다. 인성이 바르기 때문에 성장도 빠르게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높게 평가했다.
출발선 부터 남들과 달랐던 이의리다. 다른 선수들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라 이의리가 특별했다.
승부 조작설에 약물 보유설까지 조용할 틈 없는 한국 프로야구다. 부끄러운 선배들의 초상이다.
이런 시기일 수록 이의리를 다시 보게 된다. 그가 자신의 목표인 인성이 바로 된 선수로 성장할 때 한국 프로야구는 롤 모델이 될 수 있는 훌륭한 재목을 얻게 될 것이다.
실망스러운 소식이 더 많았던 2021시즌 프로야구에서 인성이 바로 된 선수를 목표로 하는 이의리는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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