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직장 내 괴롭힘에 성희롱까지…포항서 40대 女 극단적 선택
입력 2021-06-15 10:52  | 수정 2021-06-22 11:05
화재 감시원에 직무 무관 업무 지시
"성희롱성 발언에 극단 선택"…경찰 수사

경북 포항의 한 건설 회사에 다니던 40대 여성이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성 발언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주장이 나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어제(14일) 경찰과 전국플랜트건설노조 포항지부에 따르면 지난 10일 40대 후반의 여성 A 씨가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A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습니다.

노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4월 포항의 한 건설 회사에 건설 현장에서 불티를 차단하는 작업을 담당하는 화재 감시자로 입사했습니다.

그러나 회사는 입사한 지 얼마 안 돼 업무가 서툰 A 씨에게 직무와 무관한 일들을 지시했을 뿐만 아니라 폭언까지 일삼았습니다. 심지어 A 씨는 상사로부터 입에 담기도 힘든 성희롱 발언까지 들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 씨는 결국 일을 시작하고 50일이 채 되기도 전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A 씨가 남긴 7장의 메모에는 "파이프 100개를 옮겨라", "머슴 취급을 했다"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A 씨는 "있었던 일을 매일 일기로 적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라고도 썼습니다.

A 씨가 숨지자 회사는 가해자로 지목된 2명을 즉각 해고했으며 경찰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노조 측은 "업체가 고인의 고통을 방치하거나 성추행을 어떤 방식으로 했는지 등을 따져 법적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며 "다른 여성 노조원을 대상으로 직장 내 유사 사례가 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A 씨가 성희롱성 발언에 수치심을 느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A 씨가 유서에서 지목한 직원들과 현장 관계자를 대상으로 사실관계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 jejuflower@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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