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속감시 CCTV 있다고 운전 제대로 못하나."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를 공개 비판했다. 민주당이 6월 국회서 입법을 시도 중인 수술실 CCTV 의무화법에 대해 이 대표가 유보적인 입장을 취한 데 따른 것이다. 강 최고위원에 앞서 윤호중 원내대표, 김남국 의원 등도 같은 사안으로 이 대표를 압박한 바 있어 견제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15일 강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이준석 대표 유감'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수술실 CCTV 설치에 대한 이 대표의 입장을 비판했다. 전날 이 대표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수술실 CCTV가 사실상 보급되면 의료 행위에 있어서 의사들이 굉장히 소극적으로 임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그는 "과속 감시 CCTV 때문에, 다른 차량에 설치된 블랙박스 때문에 운전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는 말처럼 황당한 주장"이라고 했다. 이어 "이미 의료진 요구로 모든 응급실에 CCTV가 설치돼 있다"며 "이 대표 논리대로면 응급실에 설치된 CCTV는 응급실 의료진의 소극적 의료 행위를 부른다. 주장의 앞뒤가 안 맞다"고 했다.
수술실 CCTV 설치법으로 이 대표를 압박한 건 강 최고위원만이 아니다. 전날 윤호중 원내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서 "제1야당 전당대회를 기다리느라 6월 국회의 절반이 지나 할 일이 산적했다"며 "새로운 야당 지도부는 수술실 CCTV 설치법에 대해서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느냐"고 공개 질의했다.
김남국 의원도 전날 이 대표의 입장을 접한 뒤 페이스북을 통해 "설치된 CCTV 영상만으로는 의사의 구체적인 시술 내용 등을 파악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며 "CCTV 촬영 화면을 보고 의사의 긴급 상황에서의 적극적인 시술을 다툰다는 것은 성립되기 어려운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TBS의 의뢰로 지난달 28~29일 만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에 80.1%가 찬성 응답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반대 응답은 9.8%에 불과했다.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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