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내달 신라젠 최종인수 앞둔 엠투엔 김상원 대표 "美바이오텍과 연계 다양한 항암신약 개발"
입력 2021-06-14 15:56 
[사진 = 엠투엔]

"다음달 인수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국내외 업체들로부터 4~5개 후보물질을 도입해 기존 '펙사벡'의 단일 파이프라인 한계를 벗어나겠다"
최근 신라젠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엠투엔의 김상원 대표(54)는 14일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신라젠은 펙사벡에만 의존해온 사업구조에 한계가 있었다"며 "미국과 국내 업체들로부터 다수의 항암 후보물질을 확보하고 올 하반기 기술이전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엠투엔은 이를 위해 미국에 공동창업한 그린파이어바이오(GFB)를 통해 신라젠과의 사업 시너지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GFB가 미국에서 후보물질을 발굴한뒤 이를 신라젠에 제공하고, 임상개발 등을 협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신라젠이 펙사벡에 이어 최근 특허 출원한 신규 항암물질(JS-600)을 개발하려고 하는데 JS-600은 아직 너무 초기 단계"라며 "펙사벡과 JS-600간 사업 공백을 GFB와 협력을 통해 보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GFB가 발굴한 미국 바이오텍의 최신 항암 후보물질에 대해 공신력 높은 네덜란드 기술업체가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물질이 될 것"고 덧붙였다.
미국에 있는 GFB는 엠투엔과 나스닥 상장사 넥타(Nektar) 창업주가 50대 50으로 공동창업한 형태다. 현재 4개 후보물질을 갖고 난소암, 삼중음성유방암 등 7개 적응증에 대해 임상시험을 진행중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GFB를 통해 유수의 전문 인력을 다수 확보했고, 미국 바이오 업체들이 가진 신약 후보물질을 탐색하고 있다"며 "신라젠 인수는 엠투엔이 한국과 미국에 글로벌 바이오 네트워크를 갖추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엠투엔의 신라젠 인수를 위해 올초 GFB 전문인력들이 대거 방한해 실사를 벌였고, 이들은 항암제에 초점을 맞춘 GFB와 신라젠간 협업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김 대표는 "현재 전세계 암치료 시장은 면역항암제가 주도하고 있는데 '키트루다', '옵디보' 같은 면역관문억제제가 대표적"이라며 "면역항암 일종인 항암바이러스 치료제는 미국 암젠이 출시한 '임리직' 외엔 아직 없다"고 말했다. 항암바이러스 치료는 정상 세포에 해를 끼치지 않고 바이러스가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감염시켜 살상하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GFB 전문가들은 임리직과 같은 항암바이러스인 '펙사벡'으로 임상 3상까지 갔던 신라젠의 경험과 기술력을 높이 샀다"며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펙사벡은 유전자 재조합 '백시니아' 바이러스를 이용한 면역항암 신약으로 주목받았지만 2019년 8월 미국에서 간암 임상 3상을 하던중 신약 효과 부족으로 임상이 중단됐다.이에 김 대표는 신라젠이 GFB와의 협업을 통해 임상 실패의 오명을 씻고 항암 신약 업체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GFB에는 화이자의 표적항암제 '젤코리'를 개발해 미국 품목허가를 주도한 스티브 모리스 박사와 '임리직' 주연구자였던 하워드 카프만 박사가 최근 합류했다"며 "신라젠은 GFB가 선별한 유망 후보물질로 펙사벡을 넘는 다양한 신약을 개발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신라젠 주식 거래 재개 전망에 대해선 "엠투엔이 최종 인수대금을 납부하고 최대주주로서 신라젠의 미래를 제시한다면 한국거래소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이라며 "거래소측과 소통해 조속히 좋은 결과를 얻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신라젠은 지난해 11월 30일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로부터 개선기간 1년을 부여받은 상태다.
코스닥 상장사인 엠투엔은 독성화학물질을 담는 '스틸드럼'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로 지난해 8월 기존 DKD&I에서 사명을 변경했다. 엠투엔의 서홍민 회장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처남으로 대부업체 리드코프를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년 넘게 해온 드럼통 사업은 성장성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바이오 분야로 진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엠투엔은 신라젠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형태로 신주 1875만주(주당 발행가 3200원), 총액 600억원을 내달 15일까지 납부하면 인수 절차가 완료된다. 이럴 경우 엠투엔은 지분율 20.75%로 신라젠 최대주주가 된다.
김 대표는 미국 피츠버그대학 경영학석사 출신으로 SK텔레콤 사업개발본부장, SK플래닛 성장추진단장을 맡았고, 지난해 2월 엠투엔에 합류했다.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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