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한국의 위상?'…정부, G7 사진서 남아공 대통령 빼고 "실수"
입력 2021-06-14 14:38  | 수정 2021-09-12 15:05
"국가 수반 잘라낸 사진 배포는 외교적 결례"
"유일한 흑인 대통령…인종차별 논란될 수도"

대한민국 정부가 공식 SNS 계정에 영국에서 개최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대표의 단체 사진을 올리는 과정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을 제외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15시간 후 해당 사진을 수정하긴 했으나 누리꾼들은 "이게 한국의 위상이냐"며 날 선 비판을 가했습니다.

어제(13일) 대한민국 정부 페이스북 계정에는 "한국의 G7 정상회의 참석은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는 의미"라는 문구와 함께 '사진 한 장으로 보는 대한민국의 위상'이라는 제목의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해당 사진에는 "이 자리 이 모습이 대한민국의 위상이다. 우리가 이만큼 왔다. 위대한 국민들과 정부가 함께 해온 피땀 어린 노력의 결과물"이라며 "감격스럽다. 모두 국민 덕분이다"라는 내용의 글이 쓰여 있었습니다.

정부는 G7 정상회의 개최지인 영국 콘월의 카비스베이 바닷가를 배경으로 G7과 초청국 정상들이 모두 모여 찍은 사진을 게시했습니다.


사진에 따르면 개최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 바로 왼편에 문재인 대통령이 서 있고, 그 옆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리했습니다. 존슨 총리 오른편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위치했고, 그 옆쪽 맨 끝자리에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이 서 있었으나 정부가 처음 올린 사진에는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이 제외돼 있었습니다.

정상들의 단체 사진에서 특정 국가 정부 수반을 잘라내어 배포하는 행위는 외교적 결례에 해당합니다.

이에 누리꾼들은 "문 대통령이 가운데 위치한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일부러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을 자른 것 아니냐"며 강하게 지적했습니다.


한 누리꾼은 "라마포마 남아공 대통령이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 중 유일한 흑인이기에 인종차별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논란이 확산하자 정부는 사진 게시 15시간 만인 오늘(14일) 오전에 수정본을 게재하며 "이미지 제작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 콘텐츠 제작에 있어 보다 신중을 기하겠다"라고 사과했습니다.

한편, 정부는 어제 공식 기사를 통해서도 문 대통령의 위치가 한국의 위상을 보여줬다고 강조했습니다. 어제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은 '문 대통령, 존슨·바이든과 나란히…G7서 확인된 달라진 한국 위상'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 jejuflower@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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