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전 이어 광주 찾은 이준석 "아픈 역사 공감"
입력 2021-06-14 14:32  | 수정 2021-06-21 15:05
합동분향소 방문해 희생자 애도
전두환 불출석 관련해 "불성실한 협조 부적절"
홍준표 "이제 이준석 역량 볼 차례"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대전에 이어 광주를 찾으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오늘(14일) 광주를 찾아 "5·18 이후 태어난 첫 세대의 대표로서 광주의 아픈 역사에 공감한다"고 말했습니다.

보수 정당의 당 대표가 공식 일정 첫날부터 광주를 찾은 건 처음입니다.

이준석 대표는 취임 첫 날인 오늘 오전 10시 30분 광주 동구청에 마련된 건물 붕괴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철거 건물 붕괴 참사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희생자를 애도하고 헌화, 묵념했습니다.

분향소 방명록엔 '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습니다.

조문을 마친 뒤 "이런 일로 광주를 찾아뵙게 돼 마음이 무겁다"며 "이번 사고는 정말 납득하기 어려운 참사인 만큼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또 "광주에서 역사와 과거에 대한 겸손한 자세를 보임으로써 호남과 호남의 젊은 세대의 미래를 같이 얘기하는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재판에 불출석하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재판에 대한 불성실한 협조는 상당히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힘은 광주시민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언행에 대해 김종인 위원장 체제에서 많은 반성을 했고 그 기조는 새 지도부에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5·18 이후 태어난 첫 세대 대표로서 광주의 아픈 역사에 항상 공감하고 그 정신을 잘 교육받았기 때문에 다시는 광주시민의 마음을 아프게 할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앞으로는 호남의 미래 세대와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표는 광주를 찾기 전 취임 첫 일정으로는 대전현충원을 찾아 천안함 희생 장병의 유족과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아들이 고등학생인데 상처를 많이 받았다', '아이들 아버지의 명예를 지켜달라'는 천안함 희생 장병 유족들의 말을 듣고 이내 눈물을 보였습니다.

그러면서 "보수 정부가 집권하고 있을 때도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하지 못해 10년이 넘었는데도 마음을 아프게 해드린 것을 당을 대표해 사과드린다"고 머리를 숙였습니다.

2010년 천안함·연평도 포격 당시 자신과 친구뻘이었던 희생 장병의 넋을 기리며 보수의 전통 가치인 안보를 강조하는 행보로 차별화를 꾀했다는 분석입니다.

"쇼타임 끝, 이준석 역량 볼 차례"


한편 이준석 신임 당대표에 대한 관심은 당 안팎에서 쏟아지고 있습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오늘 페이스북에 "쇼타임은 끝났다. 이제 이준석 당대표의 역량을 볼 차례"라고 밝혔습니다.

홍 의원은 "세대통합을 하고 당대표로서 당의 얼굴이 돼 이 험한 정치판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힘든 시험대에 올랐다"며 이같이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당단부단 반수기란((當斷不斷 反受其亂)이라는 말을 명심하고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단칼에 푼다는 자세로 이 난국을 돌파하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홍 의원이 인용한 '당단부단 반수기란'은 당연히 처단해야할 것을 주저하여 처단하지 않으면, 훗날 그로 인해 도리어 화를 입게 된다는 뜻입니다.

진중권 전 동양대교수는 이 대표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을 내놨습니다.

진 전 교수는 한 인터뷰를 통해 "토론 배틀, 자격시험 등 그가 혁신안으로 내놓는 방안들은 하나같이 세계 정당사에 유례가 없는 이상한 것들"이라며 "그 해괴함은 '정글의 법칙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는 그의 개인적 가치관에서 나온 것"이라고 직격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정치를 컴퓨터 게임으로 생각하는 듯하다. 문제는 이게 당 밖으로 혼란한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는 데 있다"고 강조한 뒤 "국민의힘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가 고작 '공정한 것은 정글의 법칙이며, 사회가 약육강식의 원리가 통하는 정글이 되어야 모두가 자유로워진다'는 것인가? 윤석열도 '정글의 법칙'의 준엄한 집행자가 될 것인가?"라고 반문했습니다.

진 전 교수는 또 "국민의힘의 변화가 사회에 그렇게 인식되는 순간 보수와 중도의 가치연합은 파괴된다"면서 "그러면 당연히 정권교체의 길도 멀어질 것이다. 보이는 것과 달리 보수는 실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 이상은 기자 / leestellaaz@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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