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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차우찬 패스트볼 공략 여부가 중요한 이유
입력 2021-06-12 13:48 
차우찬의 복귀 두 번째 경기. 관전 포인트는 차우찬의 패스트볼과 그에 대한 두산 타자들의 반응이다. 사진=MK스포츠 DB
김경문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그의 투구를 놓고 "하늘이 주신 선물 같다"고 했다.
좌완 기근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표팀에 한 줄기 빛이 될 수 있는 투구였기 때문이다.
LG '돌아 온 에이스' 차우찬(34) 이야기다.
차우찬은 왼 어깨 부상으로 지난해 7월 이후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재기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기적이 일어났다. 그를 끊임 없이 괴롭혔던 통증이 사라졌다. 그리고 차우찬은 다시 마운드에 설 수 있었다.
복귀전이라는 부담감이 있는 경기였지만 좋은 공을 던지며 좋은 결과를 냈다.
5이닝 동안 4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더 고무적인 것은 투구 후에도 통증이 없었다는 점이다. 류지현 LG 감독은 차우찬의 복귀전 호투를 반기면서도 "다음 등판 일정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차우찬의 몸 상태를 살펴야 한다"고 조심스러워 했었다.
차우찬은 건재했다. 투구 후에도 통증은 없었다. 정상적으로 다음 등판 일정에 따라 마운드에 오를 수 있게 됐다.
그 무대는 12일 잠실 두산전이다.
차우찬에게나 팀에게나, 그리고 대표팀에도 매우 중요한 등판이다. 차우찬이 이날 경기서도 건재를 보여준다면 앞으로의 등판에 큰 탄력을 받게 된다. 대표팀도 선발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게 된다.
관심의 초점은 그의 패스트볼에 모아지고 있다. 패스트볼에 대한 두산 타자들의 반응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
MK스포츠에 칼럼을 연재 중인 정민태 전 한화 투수 코치는 지난 칼럼에서 차우찬의 투구에 대해 이런 평가를 했다.
"직구 최고구속은 142km로 한창 전성기 때 스피드는 나오지 않았지만 슬라이더가 상당히 예리하게 잘 떨어졌다. 이날 변화구 구사만 놓고 본다면 전성기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한 뒤 "다만 보완해야 할 부분도 보였다. 차우찬이 직구를 던질 때 팔꿈치가 조금 더 앞 쪽으로 나오면서 공을 때려줘야 하는데 손이 먼저 나와 덮이는 투구가 많았다. 직구 구속이 140km 초반에 머문 건 이 부분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부상 복귀 후 팔에 부담감을 가지면서 팔을 조금 더 끌고 나오지 못했을 수도 있다. 차우찬은 필자가 넥센(현 키움) 투수코치로 재직 중이던 2012년 개인적으로 연락을 취해와 팔 스로잉에 대한 조언을 구한 적이 있었다.
차우찬은 당시 삼성 소속이었는데 2010년, 2011년 좋은 시즌을 보낸 뒤 2012년 부진에 빠졌다. 필자는 이때도 팔꿈치를 조금 더 앞쪽으로 끌고 와서 공을 때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차우찬이 직구 투구 시 팔 스로잉만 보완한다면 앞으로 시즌을 치르는데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차우찬이 패스트볼 구위만 회복한다면 보다 완벽한 부활을 알릴 수 있다는 뜻이었다.
바꿔 말하면 두산 타자들이 차우찬의 패스트볼을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따라 오늘 경기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뜻한다.
두산 타자들이 차우찬의 패스트볼을 압도하는 타격을 보여준다면 차우찬의 부활 여부는 다시 미궁으로 빠질 수 있다. 패스트볼 구위라는 숙제를 안게 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두산 타자들이 차우찬의 패스트볼에 눌린다면 차우찬이 확실히 살아 났다는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두산 타자들은 리그 최상위급의 집중력을 갖고 있다. 차우찬에게는 더 없이 좋은 실험 상대라고 할 수 있다.
오늘 경기서 차우찬의 패스트볼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이유다.
과연 차우찬은 전성기 시절의 팔 스로잉으로 제대로 패스트볼을 뿌릴 수 있을까. 두산 타자들은 차우찬의 패스트볼에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오늘 경기를 지켜보는 중요한 체크 포인트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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