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뉴스피플] 정신과 전문의의 주식 중독 고백…"전 재산 날리고 깨달았죠"
입력 2021-06-12 10:43  | 수정 2021-06-12 11:28
【 앵커멘트 】
전 재산에 빚까지 내서 주식에 쏟아붓고 직장에서 해고까지 당했던 한 사람이 있습니다.
손실 금액만 3억 원. 주식 중독에 빠졌던 이 사람의 직업은, 정신건강을 다루는 정신과 전문의입니다.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졌던 시절과 극복 과정을 밝혀 화제가 된 인물을 박유영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한순간에 사라진 돈 3억 2천만 원, 수익률은 -79%.」

정신과 전문의 박종석 씨가 주식 투자 5년 만에 마주한 현실이었습니다.

10년 전 첫 투자 땐 그저 자신만만했습니다.

▶ 인터뷰 : 박종석 / 정신과 전문의
- "정신과 의사이기 때문에 내 욕망이나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는 자신이 있다, 어떻게 보면 그게 착각이었던 거죠. 처음에는 (우량주인) 삼성전자로 이득을 많이 봤기 때문에 재밌었어요. 그때부턴 위험한 주식에 손을 대고…."

이익 나는 것에 재미가 붙자 빚까지 내서 주식에 올인했습니다.

▶ 인터뷰 : 박종석 / 정신과 전문의
- "마이너스 통장 1억을 내서 전 재산 2억하고 3억을 '몰빵'했어요. 반토막 난 이후 1년 동안 월급을 전부 물타기 하는 데에 쏟아부었어요. 총 4억을 쏟아부은 거죠. (6개월 뒤) 8천만 원밖에 남지 않았거든요."

병원 개업 준비금까지 쏟아부은 상황,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다니던 병원에서 사실상 해고 통지도 받았습니다.


▶ 인터뷰 : 박종석 / 정신과 전문의
- "걸어다닐 때도 스마트폰 보고 왔다갔다하고 밥 먹을 때도 계속 이러고 있으니까. 병원에서 권고사직까지 당했어요. 정말 벼랑 끝에 몰린 심정이었고 죽고 싶었죠."

인생의 바닥에서 모든 투자를 끊고 그가 선택한 건 2년에 걸친 주식 공부였습니다.

▶ 인터뷰 : 박종석 / 정신과 전문의
- "투자하기에 앞서서 반드시 가계부 쓰고 최소한 100원 단위까지 써야 합니다. 자신 (재무 상태)도 모르고 기업의 재무제표 ABC도 읽을 줄 모르는 상태에서 투자하는 건 개미가 아니에요. 불나방입니다. 하루살이 투자예요."

최근 주식과 가상화폐 열풍에 휩쓸려 투자했다가 실패에 따른 우울감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추천하는 방법은, 나중에 어디서 실수했는지 반드시 되짚어보라는 것입니다.

▶ 인터뷰 : 박종석 / 정신과 전문의
- "처음에는 주식과 멀리 떨어뜨려 놔요. 보지도 마라. (이후에) 내가 했던 실수와 트라우마에 직면할 용기가 생기면 살짝 다시 한 번 조금씩 계단식으로 직면해 보는 거죠."

또, 주식 때문에 회사 업무나 주변인과의 관계에 문제가 생긴 적 있다면 중독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MBN뉴스 박유영 입니다.

영상취재 : 문진웅 기자, 김진성 기자
그래픽 : 김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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