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마지막 양육비다"…동전 8만 개 던지고 간 아빠, 모녀 반응은?
입력 2021-06-11 16:27  | 수정 2021-09-09 17:05
父, 딸의 학교 찾아가 트레일러 빌려가
동전 8만 개 싣고 집 잔디밭에 뿌려
모녀, 지역사회에 기부


"이게 내가 주는 마지막 양육비다."

미국 버지니아주의 한 고등학생 에이버리 샌퍼드(18)는 자신의 아버지가 집 앞마당 잔디밭에 동전 8만 개를 쏟아두고 간 것을 발견했습니다.

현지 시각으로 10일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에이버리의 아버지는 트레일러를 장착한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타고 집 앞마당에 들어와서는, 트레일러에 담겨 있던 동전을 쏟아부었습니다.

이에 에이버리의 어머니는 "지금 집 앞마당에 뭘 붓고 있는 거냐?"고 물었고 아버지는 "이게 마지막 양육비다"라고 답했습니다.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마지막으로 지급하기로 했던 딸의 양육비 825달러(약 91만6천원)를 1센트 짜리 동전으로 준 것입니다. 에이버리의 아버지는 어머니와 이혼 후 별거 중으로 알려졌습니다.


에이버리는 지역 매체와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내가 수업을 듣고 있는 도중 학교로 와서 물건을 싣는 트레일러를 빌려갔다"며 "아버지는 어머니뿐 아니라 나까지 곤란하게 만들었다"며 "아버지가 이 점을 고려하지 않고 그런 행동을 했다는 게 속상하다"고 말했습니다.

에이버리의 아버지는 짐을 나르는 트레일러를 딸의 학교에서 빌려가 동전을 실어 나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에이버리와 어머니는 마지막 양육비로 받은 동전 무더기를 모두 주운 이후 어디에 써야 할지 상의했습니다. 그들은 양육비를 '세이프 하버 셸터'에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1998년 설립된 셰이프 하버 셸터는 성폭력, 인신매매, 가정폭력 피해자를 보호하는 비영리단체로, 연방 지원금 삭감으로 재정난을 겪던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에이버리 모녀의 기부 소식이 지역사회에 알려지면서 셰이프 하버 셸터에는 적게는 25달러(약 2만8천원)에서 많게는 1천달러(약 111만원)씩 기부금이 전달되기 시작했습니다.

에이버리 양은 "아버지의 행동으로 마음이 아팠고 상처를 입었지만, 그 돈이 좋은 일에 보탬이 돼 자랑스럽기도 하다"고 전했습니다.

셰이프 하버 셸터의 메리 모파이는 "샌퍼드 가족은 그들이 겪은 부정적인 일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돌려놓을 수 있었다"며 "(마지막 양육비를) 기부하고 사연을 공유하기로 한 이들에게 매우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 이연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 rajjy550@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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