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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문과로는 안돼!"…하나은행, 엘리트 직원들 카이스트 컴공과 보낸다
입력 2021-06-07 17:48  | 수정 2021-06-07 19:50
하나은행이 은행원들에게 컴퓨터공학 전공과목을 가르쳐 '디지털 전사'로 만드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컴퓨터공학 교육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이 맡는다. 6개월 이상 연수 과정을 마친 직원들은 현업에 복귀해 은행의 정보통신기술(ICT) 부서에 재배치돼 디지털 혁신을 이끈다. 은행권에서 정보기술(IT) 부서 인력 충원을 위해 대학과 손잡고 현업 인력 연수에 나선 건 첫 시도여서 주목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카이스트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디지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디지털 워리어 프로그램(Digital Warrior Program)'을 개발하고 최근 연수 대상 직원 40명 선발을 마쳤다. 연수 대상에 제한을 두지는 않았지만 20·30대 젊은 직원들을 우선으로 했다. 대학과 연계한 체계적 교육 과정인 만큼 선발을 위한 경쟁도 치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은 반기별로 같은 인원을 선발해 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 프로그램에 선발된 직원들은 1개월간 현업 업무를 병행하며 프로그래밍 기초 언어를 배우는 온라인 연수를 받게 된다. 온라인 연수는 지난해 하나은행이 디지털 인재 육성을 위해 출범한 'DT 유니버시티'를 통해 이뤄진다.
이 과정을 마친 직원들은 카이스트에서 6개월간 컴퓨터공학에 연계된 맞춤형 연수를 받게 된다. 커리큘럼은 '알고리즘 개론' '소프트웨어 공학 개론' '데이터베이스 개론' '전산학 프로젝트' 등 실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 과목들로 구성됐다. 카이스트에서 6개월간 학습을 마친 직원들은 해외 디지털금융을 선도하는 금융기관을 탐방하는 것으로 연수를 마무리 짓는다.
하나은행의 이 같은 시도는 금융권에서도 상당히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금융 수요가 확대되며 디지털과 전산개발 역량을 갖춘 전문인력 양성이 중요해졌다"며 "현업인력의 디지털 '리스킬(Reskilling)'을 통해 현업역량과 디지털 역량을 모두 갖춘 '양손잡이형' 인재를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들도 디지털 전문 인력 양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 3월부터 카이스트에 산학 연계 교육과정을 개설해 IT 인력을 대상으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교육을 하고 있다. 신한금융도 내부 직원들을 선발해 고려대 금융공학 석사과정을 밟게 하는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김유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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