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윤석열 파장' 진화 나선 김종인, 속내는?
입력 2021-06-07 11:44  | 수정 2021-06-14 12:05
"검사가 바로 대통령 되는 경우 없다" 발언 역풍
김종인 "윤석열 두고 한 말 아냐"
"나는 완전히 뉴트럴한 사람"

"동서고금을 봐도 검사가 바로 대통령이 되는 경우는 없다"
"수사같은 한 분야만 했지, 다른 분야를 잘 하겠느냐. 지금은 경험이 있고 노련한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지난 4일 안상수 전 인천시장을 만난 자리에서 한 발언입니다.

이같은 발언에 김 전 위원장을 향한 비판이 터져나왔습니다.

"대통령 되고도 남아"


김영환 전 의원은 "윤석열은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대통령이 되고도 남는다' 속리산에서 내려온 영환도사의 결론”이라며 "제 생각이 맞는지 노련한 김 전 위원장님 생각이 맞는지는 이제 몇 달 이후면 결판이 날 것"이라고 일침했습니다.

또 "윤석열 전 총장은 이미 김 전 위원장의 멘토링이나 저와 같은 사람의 도움 없이도 정권교체를 이루고도 남는다"고 했습니다.

국민의힘 나경원 당 대표 후보는 "일각에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이준석 후보가 ‘위험한 공감대를 형성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한다"면서 "이래서는 필패"라고 우려했습니다.

나 후보는 "아시다시피 이준석 후보는 김종인 전 위원장을 꼭 모셔오겠다고 공언했다"면서 "그런데 공교롭게도 김 전 위원장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해 ‘100% 확신할 수 있는 대통령 후보가 있으면 전적으로 도우려고 했으나, 그런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절하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최근에는 ‘검사가 바로 대통령 된 경우는 없다며 당내에서 주자를 찾아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도 한다"면서 "사실상 윤 전 총장을 야권 대선후보군에서 배제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와 관련해 이준석 후보는 ‘비단 주머니 3개 발언에 이어 ‘윤 전 총장 장모 건이 형사적으로 문제 됐을 때는 덮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하며 마치 윤 전 총장 의혹을 기정사실화 하는 것처럼 말하기도 했다. 일종의 ‘방어적 디스"라고 해석했습니다.

윤 전 총장의 검찰총장 사퇴 이후부터 김 전 위원장은 쭉 먼 거리에서 정치적 훈수를 두며 '윤석열의 멘토'를 자처한다는 해석을 낳은 바 있습니다.

당시 김 전 위원장이 윤 전 총장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국민의힘으로 가지 말고 제3지대에서 김 전 위원장의 손을 잡아야 대선에서 이긴다'는 것으로 읽혔습니다.

"파리가 많이 모일 거다"(3월), "흙탕물에서 같이 놀면 똑같은 사람이 된다"(4월)는 발언에 김 전 위원장의 속내가 들어 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윤 전 총장의 검찰총장 사퇴를 전후해 "별의 순간이 온 것 같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은 최근 국민의힘 의원들과 접촉한 사실이 알려졌고 김 전 위원장의 태도는 '별의 순간'을 언급하던 당시와는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김종인 "검사 발언, 윤석열 두고 한 말 아냐"


파장이 커지자 김 전 위원장은 "검사가 바로 대통령이 된 경우는 없다"고 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일반론적인 얘기일 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두고 한 말이 아니었다"고 무마했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한 언론을 통해 "보편적인 역사를 보면 어느 나라에서나 그런 사례가 없다는 일반론적인 얘기를 한 것이지,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적용하는 특별한 얘기가 아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이 직을 던졌을 당시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평가한 데 대해선 "당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하며 서울시장 후보를 만드는 과정이었다"며 "윤 전 총장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싸우면서 대담하게 행동을 하기 때문에 얘기한 것"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의원들과 접촉을 이어가면서 자연스럽게 거리가 멀어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선 "나는 국민의힘 책임에서 물러난 사람이기 때문에 윤 전 총장이 누구를 만나든 더 이상 관계가 없다"며 "나는 완전히 뉴트럴(neutral·중립)한 사람으로, 특정한 인물에 대해 애정을 가진 것도 아니다"고 했습니다.

이어 "내가 윤 전 총장에 대해 구애를 한다는 식의 말도 안 되는 얘길 언론들이 마음대로 쓰고 있다"며 "내가 무엇을 달성하기 위해 그러겠느냐"고 일축했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오늘 다른 언론을 통해서도 윤 전 총장의 연락이 오면 만나겠다는 생각이 여전한지 묻자 "이제는 시간이 너무 많이 갔다"고 답했습니다.

지난 4월 언론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을 한 번 만나보고 대통령 후보감으로 적절하다 판단되면 도와줄 건지 판단하겠다"고 한 이후 지금까지 만남이 성사되지 않으면서 사실상 그에 대한 기대감을 접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 이상은 기자 / leestellaaz@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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