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말레이 교사 "강간은 18세 이상 여성으로 ?"...여학생 비난 캠페인
입력 2021-06-07 07:59  | 수정 2021-06-07 08:45
아인 후스니자 사이풀 니잠이 온라인 캠페인 #MakeSchoolASaferPlace 을 만들었다. / 사진=로이터스 REUTERS


말레이시아의 17세 소녀 아인 후스니자 사이풀 니잠이 '학교 성폭력 반대'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AFP통신 보도에 따르면, 아인은 평범한 여고생이었지만, 체육 교사가 수업 시간에 성폭행 예방 교육을 농담거리로 만든 일화를 틱톡 영상으로 비난하면서 현지에서 학교 성폭력 반대 투사가 됐습니다.

영상을 접한 현지 여학생 몇천 명은 저마다 학교에서 교사나 다른 남학생에게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괴롭힘을 당한 비참한 경험을 공유했습니다.

아인은 자신의 영상으로 큰 반향이 일어나자 온라인상에서 ‘학교를 안전한 곳으로 만들자(#Make School A Safer Place)는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SNS상에서는 아인의 의지와 달리 거센 반발도 일었습니다. 아인을 성폭행하겠다는 협박부터 퇴학당할 수도 있다는 경고도 있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아인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이 문제에 대해 말했을 때 너무 많은 미움을 받았지만 사실 이유를 모르겠다. 단지 학교를 더 안전한 곳으로 만들려는 것일 뿐”이라면서 "그것이 논란이 될 일이냐"고 반문했습니다.

지금까지 조회 수 180만 회를 넘어선 해당 영상을 아인이 촬영한 시기는 지난 4월 23일이었습니다.

해당 영상에서 아인은 스마트폰을 들고 거울 앞에 서서 남녀 혼성 체육 수업 시간에 괴롭힘을 막는 방법을 논의하던 중 남성 교사의 발언에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 교사는 미성년자를 성적 학대로부터 보호하는 법이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만일 남학생들이 강간을 하고 싶다면 18세 이상의 여성을 표적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아인은 이 영상에서 "이 교사는 정말 그렇게 말했고 여학생들은 조용해졌습니다. 하지만 남학생들은 누군가를 강간하는 것에 대해 농담하는 것이 너무 재미있다는 듯이 웃고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온라인상의 사람들이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고 활동가들은 아인의 목소리를 칭찬했기에 해당 영상에 관한 반응은 빠르게 나타났습니다.

이에 아인은 성적 학대는 말레이시아 전역에서 학생들이 겪고 있는 문제”라면서 이는 단지 한 교사 만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 제도 전체 문제라는 점을 입증한다”고 말했습니다.

많은 시민 단체는 말레이시아에서는 오랫동안 학교에서의 성적 학대가 문제로 지적돼 왔다고 말합니다.

한편 경찰이 수사에 나서면서 문제의 체육 교사는 전근 처리되는 등 몇 가지 조치가 취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교사에 관한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정작 본인은 어떤 입장도 내지 않았고 이름도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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