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치=파오차이' 논란 계속…병행 표기 방침 여전해 '혼란'
입력 2021-06-06 17:19  | 수정 2021-06-06 17:28
김치를 '파오차이'로 표기한 제품 / 사진 =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정부 지침 변화없어 업계들은 '근심'
유통업체 관계자 "김치, 대체할 중국어 표현이 없는 상황"
'신치' 표기 강제방침, 대안으로 언급돼

일부 편의점이 김치가 들어간 식품류에 중국식 표기인 '泡菜'(파오차이)를 썼다가 논란이 되자, 업체들은 제품 판매를 중단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정작 파오차이를 병기 표기할 수 있도록 했던 정부의 지침에는 변화가 없어 업계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GS25의 주먹밥 제품인 '스팸 계란 김치 볶음밥'의 제품명 중국어 표기에서 '김치'를 '파오차이'로 표현한 사진과 글이 올라왔습니다.

GS25는 문제가 된 제품 외에도 김치가 들어있는 일부 식품의 중국어 표기 역시 '파오차이'를 썼습니다.


논란이 거세지자 GS25는 전수 조사를 통해 지난 2일 '파오차이' 표기가 있는 제품들의 발주와 판매를 중단했습니다.

세븐일레븐도 전수 조사에서 삼각김밥과 김밥 등 일부 김치가 들어가 있는 식품에 '파오차이'가 표기된 점을 확인하고 생산 중단 조치했습니다.

오늘(6일) 유통업체의 한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영어, 일본어, 중국어를 병기 표기하고 있는데 중국어의 경우 김치를 대체할 표현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지난해 7월 제정된 문화체육관광부 훈령에 따르면 "중국에서 이미 널리 쓰이고 있는 음식명의 관용적인 표기를 그대로 인정한다"고 규정하면서 김치를 파오차이로 번역했습니다.

이에 문체부 훈령부터 고쳐야 한다는 비판이 일면서 올해 초 문체부는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부처와 전문가의 협의를 거쳐 훈령을 정비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바뀐 것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한 정부는 파오차이와 함께 'KIMCHI(김치)'라는 병행표기가 가능한 점을 활용할 것을 권했지만 궁극적인 해결책으로 볼 수 없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에 지난 2013년 농림부가 김치의 중국어 표현으로 '신치'를 선보인 만큼 정부가 이 표기를 강제하는 등의 방침을 만드는 것이 대안으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에서 신치의 상표권도 등록했지만 중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김치의 중국식 명칭을 신치로만 쓰도록 관련 훈령을 정비하고 홍보하면 정확한 김치 명칭이 자리잡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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