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비방문자까지? '이준석 돌풍'에 치열해지는 견제
입력 2021-06-06 16:28  | 수정 2021-06-13 17:05
이준석, 비방문자 수사의뢰
당권 경쟁 후보 이어 '야권'에서까지 이준석 견제

오는 11일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준석 돌풍'이 화제인 가운데 비방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 측은 "일부 불순한 세력들이 후보자에 대한 비방 문자를 대량 살포하고 있다"며 수사기관에 즉시 수사의뢰를 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준석, 비방문자 수사의뢰

이 전 최고위원 측 손명영 대리인은 오늘(6일) 황우여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에 "(비방 문자가) 공직선거법 제251조(후보자비방죄)를 정면으로 위배하고 있는 바, 즉시 전파 발신자에 문자 살포 중지 명령을 내려 줄 것을 요청드린다"라는 뜻의 공문을 전달했습니다.

앞서 이 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당원 명부가 통째로 특정 캠프에 의해 유출되어 이준석 비방 문자를 보내는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 나타났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당원 명부는 선거 기간 중 후보 캠프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저희는 단 하나의 문자도 아직 보내지 않았다"며 '이준석 위험하다' 등 제목의 동영상 링크가 첨부된 문자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그러면서 "캠프가 아닌 개인이 이런 상대 후보 비방 문자를 당원 명부로 보낸게 사실이라면, 30만 당원의 개인정보를 유출시킨 후보는 확인되는 즉시 책임지고 사퇴하시라"라며 "이게 경험과 경륜인가"라고 반문했습니다.

해당 동영상에는 '이준석 '탄핵 정당했다' 망언, 우파 국민과 당원 극단적 모독', '나이가 무기인 정치로 정치를 바꾼 적이 없다'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호영·나경원 강력 견제받는 이준석


한편 최근 급격히 지지율이 올라간 이 전 최고위원은 당권 경쟁 후보들로부터 강력한 견제를 받고 있습니다.

현충일을 맞아 영남 지역을 찾은 주호영 의원은 당원들에게 이준석 후보에 대한 추격의 고삐를 죄었습니다.

주 의원은 "야권 단일후보는 누가 만드느냐"고 말한 뒤 "이준석 후보가 하면 어려워진다. 경선은 공정하게 관리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준석 후보는 유승민 전 의원과 너무 친하고 안철수 대표와는 사이가 너무 안 좋다"고 강조했습니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 역시 "이준석 후보 뒤에 유승민 전 의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이 있는 것 같다"라고 우려했습니다.


나 후보는 4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 후보는 자신이 당 대표가 되면 김종인 위원장을 모셔오겠다고 했다. 결국은 뭐 우리가 김종인 위원장 상왕 정치를 우리가 보게 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해본다"라고 말했습니다.

나 후보는 자신이 이 후보에 여론조사 지지율이 3배 차로 뒤처지고 있는데 대해 "별로 개의치 않는다"라면서 "방송만 틀면 이준석 바람 얘긴데 그 정도 안 나오면 이상한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정세균·이재명까지 이준석 견제


대권 지지율 순위까지 꿰찬 '이준석 돌풍'에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들까지도 연일 견제구를 날리고 있습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4일 밤 공개된 유튜브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인터뷰에서 이준석 현상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당을 통솔한다는 것은 총리보다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정 전 총리는 "대한민국 정치가 변화를 요구받는 것이 이준석 현상"이라면서도 "별별 사람이 다 모인 정당에서 지도부가 합의를 끌어내고 선거에서 승리하게 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고 힘든 과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배경에 깔린 변화 요구 민심은 인정하면서도, 아직 이준석 후보가 국민의힘 대표직을 맡기에는 경륜이 부족하다는 점을 부각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4일 대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준석 돌풍을 두고 "국민들의 열망이 민주적 절차에 의해 반영되면 좋겠는데 자칫 소위 극우 포퓰리즘의 경향으로 흐르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지사는 "열망을 관리하는 정치적인 입장이 적대와 균열, 대립을 에너지 삼아 이를 더 강화하는 방식으로 가면 그게 곧 극우 포퓰리즘"이라며 "그것은 우리나라 민주주의에 크게 해악을 끼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여성 할당제 반대 등 이 후보의 정치적 입장에 의구심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됩니다.

지난달 31일 "이준석 후보가 선전했으면 좋겠다"며 "이를 계기로 야당뿐 아니라 정치권 전체의 변화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덕담한 것과는 미묘한 차이가 감지됩니다.

이 후보가 국민의힘 대표 경선에서의 선전을 넘어 차기 대권주자 순위에도 언급되며 정치 지형까지 변화시킬 조짐을 보이자 견제 심리도 커지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 이상은 기자 / leestellaaz@gmail.com ]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