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백신 맞은 면세점·백화점주…호텔신라·신세계 '햇살'
입력 2021-06-06 15:58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히며 올해 상반기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백화점·면세점주의 향후 주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소비가 회복하고 여행이 재개되며 백화점·면세점주가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면서 호텔신라, 신세계, 롯데쇼핑을 유망종목으로 제시했다.
올해 들어 지난 4일 기준 신세계, 현대백화점, 롯데쇼핑은 각 27.8%, 26.5%, 17.6% 올랐다. 대표 면세점주 호텔신라는 전달에만 17.3% 상승하며 1년반만에 1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에도 백화점·면세점주가 유망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면세점주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늘어나 해외여행이 재개될 경우 국내 소비에 한정된 백화점보다는 면세점의 실적 개선이 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수석연구위원은 "유통업종 입장에서는 국내 소비심리와 경기가 완전히 회복되지만 해외여행 수요가 빠져나가지 않는 상황이 가장 이상적"이라며 "코로나19로 실적과 주가가 부진했던 대표적인 채널 백화점·편의점·면세점이 차례대로 회복세에 있으며 하반기 글로벌 여행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 면세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발표된 유통업체 4월 매출현황은 이런 평가를 뒷받침한다. 오프라인채널의 백화점 4월 매출액은 전년 동월비 34.5% 늘었는데 이는 3월의 매출 증가률(77.6%)에 비해서는 상승폭이 줄었다. 반면 면세점 4월 매출액은 전년 동월비 73.2% 늘며 코로나19 발생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즉 백화점이 이미 실적 개선이 진행된 반면 면세점의 경우 이제 실적 개선이 시작되는 셈이다. 이진엽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백화점은 주가가 빠르게 상승했기에 밸류에이션 부담이 나타날 수 있는 시점"이라며 "면세점은 우려가 기대감으로 전환되는 구간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글로벌 명품 브랜드인 루이비통이 국내 시내 면세점 철수 방침을 밝혀 면세점주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지 주목된다. 관련 소식이 전해진 직후 거래일인 4일 증시에서 호텔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주요 면세점주가 3% 내외로 하락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는 모두 당일 해당 종목을 순매도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루이비통의 시내면세점 철수에 따른 매출충격은 크지 않으나 다른 럭셔리 브랜드들도 루이비통의 뒤를 이어 이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소수의 최상급 럭셔리 브랜드를 제외하곤 루이비통의 선례를 따를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고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우세할 것으로 판단해 면세업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유지한다"고 평가했다.
호텔신라를 최우선 유망종목으로 꼽은 박종대 연구위원은 "올해 인천공항 임차료 부담이 크게 완화되어 내년 글로벌 여행이 재개되면 매출 및 이익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할 수 있다"며 "호텔신라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럽다면 신세계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세계를 유망종목으로 꼽은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명품 카테고리의 성장세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고 패션 카테고리 판매 또한 증가하면서 수익성도 예상보다 좋아지고 있어 백화점 부문의 경쟁우위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면세점부문에서 공항 면세점 임대료 감면 등 효과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돼 역대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 달성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백화점별 지난해 기준 명품 매출 비중은 신세계 30%, 현대백화점 20%, 롯데쇼핑 15% 순이다. 백화점과 면세점 부문 모두 좋은 실적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주요 백화점 중에서 지방 점포 비중이 높은 롯데쇼핑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 상황을 지방 소비 개선의 초입 사이클이라 판단하고 있어 백화점 사업자 중 지방 점포 비중이 가장 많은 롯데쇼핑의 수헤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회복 시점인 2010년의 경우에 백화점 3사 중 롯데쇼핑의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한 모습이 올해 하반기에 재현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매출 5000억원 미만의 지방 중소형 점포는 롯데백화점 11곳, 현대백화점 4곳, 신세계백화점 3곳이다.
[강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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