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성윤 승진 두고 "영광의 상처" vs "개판"
입력 2021-06-06 15:29  | 수정 2021-06-13 16:05
피고인 신분 이성윤 '고검장 승진'에 비판 쏟아져
국민의힘 "검찰 인사, 한마디로 개판"
김의겸 "이성윤 승진한 건 영광의 상처 때문"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을 앞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서울고검장으로 승진한 데 대해 후폭풍이 만만치 않습니다.

법무부는 4일 오후 대검 검사급 검사 41명에 대한 승진·전보 인사를 단행했고 이성윤 지검장, 김관정 동부지검장 등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된 간부들이 주요 요직에 배치됐습니다.

이같은 인사에 법조계 안팎에서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국민의힘 "검찰 인사, 한마디로 개판"


대한변호사협회는 "특정 성향의 인사를 중용하느라 법치와 정의의 가치를 외면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유감을 표했습니다.


특히 "(이성윤 지검장이) 수사직무에서 배제되지 않고 오히려 자신에 대한 수사와 재판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자리에 임명된 것은 재판의 공정성을 훼손하고 정치적 중립이라는 검찰의 핵심 가치마저 몰각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국민의힘은 "피고인 이 지검장이 영전했다"며 "공정도, 정의도, 염치도 없는 인사"라고 평가했습니다.

김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을 수사하는 수원고검장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 사건을 무혐의 처리한 김관정 서울동부지검장이 가는 것을 두고서도 "정권에 충성하면 영전하는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은 검찰 인사를 중국의 과거 천안문 사태에 빗대 "권력의 탱크로 밀어붙인 난장판 인사"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검찰 인사는 한마디로 '개판'"이라며 "현 정권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법과 원칙을 지키려는 인물들에게 참을 수 없는 모욕을 줬다"고 평가했습니다.

국민의당도 "박범계 법무부장관, 이성윤 서울지검장 등 법무부 핵심 권력자들의 별칭이 피의자, 피고인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그들은 호가호위하며 권력의 꼭대기에서 많은 것들을 누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의겸 "이성윤 승진한 건 영광의 상처 때문"


이런 가운데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이 이성윤 지검장이 승진한 데 대해선 "영광의 상처 때문"이라고 주장을 내놨습니다.

김의겸 의원은 "윤석열 전 총장은 이제 본격적으로 한강 다리를 건너올 태세이다. 군복 대신 양복을 입었다"라며 "총칼의 번뜩임이 보이지 않는 은폐된 쿠데타다, 탱크의 굉음이 들리지 않는 조용한 쿠데타"라고 주장했습니다.

김 의원은 이번 검찰 인사에 대해 "요직에서 물러난 사람들은 윤석열 사단으로 불리던 사람들"이라며 "임명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받아놓고는 그 대통령을 겨냥해 정조준한 세력"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성윤은 쿠데타 세력들이 쏜 총알에 부상을 당한 경우로 볼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성윤은 건재하다"며 "이준석은 그가 서울고검장으로 승진한 것과 관련해 기소된 사람이 영전한 이유가 뭔가라고 묻던데 영광의 상처이기 때문이라고 답하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 취임 후 단행한 첫 대규모 인사인 이번 인사에서는 이성윤 지검장 뿐 아니라 친정권 성향이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들이 대거 요직을 꿰찼습니다.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의 수장 바통은 박범계 장관의 고등학교 후배인 이정수 검찰국장이 이어받았습니다.

이 국장은 지난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배제 명령에 대해 전국 지검장들이 반발성명을 낼 당시 이성윤 지검장, 김관정 서울동부지검장과 함께 빠진 바 있습니다.

추 전 장관 아들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 사건을 지휘하면서 무혐의 처분을 한 김관정 지검장도 동기 중 첫 고검장으로 영전해 수원고검장으로 옮깁니다.

신성식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김학의 사건을 수사하는 수원지검장을 맡습니다.

신 검사장은 지난해 KBS의 거짓 기사로 판명된 채널A 오보 사태 당시 KBS기자에게 제보를 건넨 인물로 지목된 바 있습니다.

당시 한동훈 검사장은 "실제 존재하지도 않는 대화를 한 것처럼 꾸며낸 허구이자 창작"이라며 KBS 보도 관계자와 허위 정보를 제공한 수사기관 관계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고 핵심 간부검사로 신성식 검사장을 특정했습니다.

이들의 부임일은 오는 11일입니다.



[ 이상은 기자 / leestellaaz@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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