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간부들 코 푼 휴지까지 취사병이 치운다"…또 나온 軍 폭로
입력 2021-06-06 15:12  | 수정 2021-06-20 16:08

강원도의 한 육군부대에서 간부들이 먹고 남은 식사 잔반과 쓰레기 등 뒷정리를 취사병에게 미룬다는 폭로가 나왔다.
5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자신을 육군 6사단 소속 병사라고 밝힌 제보자의 사진과 글이 올라왔다.
제보자는 "도저히 못참겠다"며 "대대 내 고위간부들은 메인테이블에서 밥을 먹은 뒤 식판에 남겨져 있는 짬, 식기도구, 입을 닦거나 코를 푼 휴지, 이쑤시개, 음료캔 등을 뒷정리 안하고 그대로 방치해 놓고 간다"고 폭로했다.
이어 "몇 번을 말씀 드렸는데도 간부들이 방관과 방치를 한다"며 "몇 개월 전부터 지휘관들이 먹고 남은 식판과 쓰레기를 그대로 놔두고 가 너무 어이가 없다. 그걸 취사병들이 다 치우고 간다"고 적었다.

제보자는 "매 끼니마다 (취사병 아닌) 병사들 3~4명에서 450명에 달하는 대대의 전 인원 식판 설거지를 한다"며 "말이 안 되는 일인데 여기는 그렇게 한다"고 푸념했다.
이어 "이렇게 폭로하고 신고하면 보복을 당할까 겁나서 (그동안) 안 했다"며 "휴가가 잘리든 군기교육대를 가든 상관없다. 제발 저희 좀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해당 부대 측은 즉각 해명하고 나섰다.
부대 측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자체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간부들 식사 후 정리를 병사들이 담당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일이 발생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유사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사단 차원의 관리·감독에 나서겠다"고 사과했다.
부대 측은 "병영식당에서는 계급과 직책에 상관없이 잔반 분리 등 급식 후 처리를 본인 스스로 하게끔 재교육했다"며 "조리병들이 병사식당에서 본인 고유 임무를 수행토록 조치함과 동시에 부대 내 간부 식사인원을 고려해 외주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다시 한번 이번 일로 장병과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맹성규 매경닷컴 기자 sgmaeng@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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