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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찾은 '홈구장', 좋은 기억 이어갈까 [류현진 미리보기]
입력 2021-06-04 14:04 
류현진은 지난 클리블랜드 원정에서 악조건을 극복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토론토 블루제이스 선발 투수 류현진(34)이 시즌 11번째 선발 등판에 나선다. 이번 상대는 31승 25패로 아메리칸리그 서부 지구 2위 달리고 있는 휴스턴 애스트로스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잭 그레인키) vs 토론토 블루제이스(류현진), 세일렌필드, 버팔로
6월 5일 오전 8시 7분(현지시간 6월 4일 오후 7시 7분)
현지 중계: AT&T스포츠넷 사우스웨스트(휴스턴), 스포츠넷1(토론토)
한국 중계: 스포티비 프라임

책임감을 보여주다
류현진은 지난 5월 29일(이하 한국시간)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원정경기에서 5이닝 4피안타 2볼넷 6탈삼진 2실점 기록했다. 앞선 경기들에 비하면 딱히 인상적일 것 없는 성적처럼 보이지만, 그가 어떤 환경에서 투구를 했는지를 알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날 클리블랜드에는 강풍을 동반한 비바람이 몰아쳤다. 여기에 추위까지 겹쳤다. 류현진도 "(날씨의 영향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1회 만루 위기에서 에디 로사리오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는 등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이후 안정을 찾았고,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찰리 몬토요 감독은 "모두가 영향을 받았다. 특히 투수들에게는 정말 힘들었다"며 "류현진은 많은 인정을 받을 필요가 있다. 던지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전열을 정비했다"며 류현진의 투구를 인정했다.
마크 샤파이로 최고경영책임자(CEO)도 류현진 칭찬에 가담했다. 그는 지난 3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날 류현진은 공을 잡기도 힘들었다. 상대 투수는 이미 무너진 상황에서 계속해서 싸웠다"며 류현진이 보여준 투혼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매 번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리더십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 경기로 류현진은 지난 시즌 승수와 동률을 이뤘으며, 소화 이닝(58 1/3이닝)도 지난해 이닝(67이닝)에 근접했다. 2020년 단축 시즌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에도 에이스의 역할에 충실했던 그는 2021시즌도 순항중이다.




마침내 찾은 '홈구장'
토론토는 지난 3일 마이애미 말린스와 홈 2연전부터 뉴욕주 버팔로에 있는 세일렌필드를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트리플A팀 버팔로 바이손스의 홈구장인 이곳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홈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세일렌필드는 앞서 사용했던 TD볼파크와 비교해 여러 면에서 더 나은 환경이다. 샤파이로 사장은 "가장 흥분되는 것은 첫 번째는 개선된 시설, 그리고 두 번째는 마침내 홈경기같은 분위기에서 경기한다는 것이다. 더니든에서는 매 경기 원정팀같았다"고 말했다.
세일렌필드는 지난 시즌에 이어 다시 한 번 시설 개선 공사를 거쳤다. 파울 지역에 있었던 불펜이 외야밖으로 옮겨졌고 외야 잔디를 교체했으며 조명도 개선했다.
토론토는 버팔로에서 처음 가진 마이애미와 홈 2연전을 모두 스윕하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경기장 분위기도 다르다. TD볼파크는 블루제이스의 스프링캠프 홈구장이지만, 정규시즌에는 홈구장 분위기가 나지 않았다.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 인기 팀들이 원정을 올 때는 원정팬들이 훨씬 더 많았다. 더니든에서 가진 마지막 시리즈였던 탬퍄베이 레이스와 4연전은 사실상 원정경기였다. 지역 연고팀인 레이스의 팬들이 관중석 대부분을 차지했다.
세일렌필드에서는 '홈팬'들의 비중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홈팀 더그아웃이 있는 3루 내야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팬들에 한해 입장을 허용하면서 빈공간없이 가득 메운 모습이다. 마침내 홈경기다운 홈경기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
2일 경기 선발로 나왔던 로비 레이는 "2스트라이크 때 관중들이 환호를 보내주는 것을 들으며 아드레날린이 넘쳤다. 정말 재밌게 경기했다"며 홈구장 분위기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제 류현진이 그 열기를 느낄 차례.
그는 앞선 인터뷰에서 "(이전 홈구장과) 차이는 없을 거라 생각한다. 더니든에서 시범경기 때부터 해서 편한 것도 있지만, 작년에 (버팔로에서도) 시즌을 치렀기에 큰 문제없을 것이다. 선수들이 빨리 적응을 해야 좋은 쪽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며 버팔로 홈경기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그는 세일렌필드에 대한 기억이 좋다. 지난해 5경기 등판,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10으로 호투했었다. 특히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뉴욕 양키스 상대로 7이닝 무실점 호투하며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은 기억이 있다.

저력 있는 상대
지난해 월드시리즈 진출까지 단 1승이 부족했던 휴스턴은 이번 시즌에도 31승 25패로 순항중이다. 홈에서 20승 13패, 원정에서 11승 12패 기록하고 있다. 5할 승률 이상 팀 상대로는 17승 11패로 잘하고 있다. 지구 2위지만, 292득점 234실점으로 +58의 득실차를 기록, 지구 선두 오클랜드 어슬레틱스(+1)를 압도하고 있다. 많은 전력 누수가 있었고 여기에 '사인 스캔들'이라는 주홍글씨까지 더해지며 가는 곳마다 야유를 받고 있지만, 저력은 여전하다.
팀 타율 0.264(아메리칸리그 1위) 출루율 0.335(2위) 장타율 0.421(4위) 기록중이다. 홈런은 62개로 11위에 머무르고 있지만, 생산력은 리그 정상급이다. 앞서 다저스(1승 1패) 샌디에이고(1승 2패) 보스턴(3승 1패)을 상대로 홈 연전을 치렀다. 최근 7경기에서는 타율 0.233 출루율 0.349 장타율 0.374 37득점 기록했다. 좌완 선발 상대로는 14승 13패 기록중이며, 좌완 상대 팀 타율 0.284 출루율 0.345 장타율 0.443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 기록중이다.
코레아는 최근 경기에서 좋은 타격감과 선구안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카를로스 코레아는 최근 6경기에서 19타수 5안타 1홈런 5타점, 5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10개의 볼넷을 얻었다. 가장 경계해야할 타자다. 카일 터커도 6경기에서 27타수 11안타 1홈런 7타점으로 잘했다. 좌타자지만, 좌완 상대로 홈런을 5개나 기록했다. 가장 먼저 마주할 가능성이 높은 호세 알투베도 7경기에서 25타ㅜ 5안타, 2홈런 3타점 7볼넷 7삼진으로 성적이 나쁘지 않다. 율리에스키 구리엘도 최근 4경기에서 14타수 4안타 1홈런 2타점으로 나쁘지 않다. 특히 그는 좌완 상대로 타율 0.329 출루율 0.389 장타율 0.620, 5홈런 22타점으로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 류현진 vs 휴스턴 타자 상대 전적(정규시즌 기준)
알레드미스 디아즈 3타수 무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마틴 말도나도 4타수 1피안타 1탈삼진
그레인키는 이번 시즌 벌써 12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어제의 동지
상대 선발 잭 그레인키(37)는 류현진과 인연이 있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다저스에서 함께 뛰었다. 맞대결은 처음이 아니다. 그레인키가 이후 다저스와 같은 지구팀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로 이적하면서 세 차례 맞대결했다. 2017년 9월 6일에는 류현진이 6이닝 1실점, 그레인키가 7이닝 1실점 기록하며 승패없이 물러났다. 2018년 9월 1일 경기에서는 류현진이 7이닝 2실점, 그레인키가 7 1/3이닝 3실점 기록했다. 류현진은 승패업이 물러났고 그레인키가 패전을 안았다. 2019시즌 개막전이었던 3월 29일 경기에서는 명암이 극명히 엇갈렸다. 류현진이 6이닝 1실점 승리투수가 된 반면 그레인키는 3 2/3이닝 7실점 기록했다.
그레인키는 2019시즌 도중 휴스턴으로 트레이드됐고, 이 팀에서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하고 있다.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은 12경기에 선발 등판, 73 2/3이닝 소화하며 선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팀도 그가 나온 경기에서 9승 3패 기록중이다. 5회를 넘기지 못한 적도 네 차례 있었지만, 나머지 8경기에서는 모두 6이닝 이상 소화했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89마일로 느리지만, 정교한 제구가 핵심인 선수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이번 시즌 포심 패스트볼(40.3%) 체인지업(21.6%) 커브(20.9%) 슬라이더(8.9%) 싱커(7.4%) 패스트볼(0.8%) 이퓨스(0.2%) 등을 구사하고 있다. 평균 타구 발사 속도 상위 14%, 강한 타구 허용 비율 상위 7%, 볼넷 허용 비율 상위 11% 기록하고 있다.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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