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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브렌리, 이번에는 라틴계 차별 논란...해설직 잠시 비운다
입력 2021-06-04 10:04 
밥 브렌리는 애리조나 해설을 맡고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2001년 김병현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할 당시 팀의 감독이었던 밥 브렌리(67)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결국 중계 부스를 잠시 비운다.
'ESPN' 등 현지 언론은 4일(이하 한국시간) 브렌리가 휴가를 자원, 다이아몬드백스 주관 방송사 밸리스포츠 애리조나 해설 자리에서 잠시 물러난다고 전했다.
브렌리가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은 최근 불거진 인종차별 논란 때문이다.
브렌리는 지난 3일 뉴욕 메츠와 애리조나의 경기를 중계하던 도중 메츠 선발인 흑인 투수 마르커스 스트로맨이 머리에 쓰고 나온 듀렉(durag)을 보고 "저 듀렉은 톰 시버가 메츠에서 던질 때 쓰고 나온 것과 똑같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농담조로 한 말이었지만, 스트로맨은 흑인 문화의 상징과 같은 듀렉을 비하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는 경기 후 트위터에 "모든 역경과 인종차별적인 저의를 뚫고 계속 더 위로 올라가야한다"는 글을 올려 브렌리를 저격했다. 브렌리는 하루만에 사과했고, "문화적 감수성에 대한 교육을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하루 뒤 '디 어슬레틱'은 전직 메이저리거 아라미스 라미레즈와 인터뷰를 공개했다. 라미레즈는 이 인터뷰에서 브렌리가 시카고 컵스 해설가로 있던 시절 라틴계 선수들을 불공평하게 대했다고 주장하며 "당장 해고돼야한다"고 말했다.
브렌리는 지난 2019년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신인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빅리그에 데뷔했을 당시 "목에 건 자전거 체인이 없다면 더 쉽게 뛸 수 있을 것"이라며 라틴계 문화를 경시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당시 타티스 주니어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 체인은 나의 일부이자 내 야구의 일부이며 라틴 문화의 일부다. 그는 이를 다루지 못해 문제가 있는 거 같다"는 말을 남겼다.
일이 커지자 브렌리는 성명을 통해 "오늘부로 자진해서 해설 자리에서 잠시 물러나 다양성과 관련된 내 인지력을 키우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이를 통해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를 늘릴 것이다. 다음 홈 연전에서는 더 나은 인간으로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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