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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CJ CGV 영구채 2100억 풀린다…개미들 청약 '눈독'
입력 2021-06-02 19:50 

[본 기사는 06월 02일(17:30)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CJ CGV가 발행하는 영구 전환사채의 상당 물량이 일반 투자자 몫으로 풀리게 됐다.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에서 참여도가 낮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실권주 청약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할 것이란 분위기다. 최근까지 CJ CGV 주가가 급등해 수익을 거둘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2일 CJ CGV는 자율공시를 통해 무보증 후순위 전환사채(채권형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청약 결과를 밝혔다. 기존 주주들을 상대로 3000억원 청약을 진행했으며 총 890억원의 매수주문을 확보했다. 2110억원 어치가 실권주로 남게된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이 대표 주관사로 참여했다.
CJ CGV는 오는 3일부터 이틀동안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회사의 전환사채에 투자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이번 전환사채의 표면 상 만기는 30년, 금리는 연 1%다. 하지만 발행 기업에게 5년 내로 조기상환할 권한(콜옵션)이 주어져 사실상 5년물 회사채와 다름없다고 평가받는다. CJ CGV가 5년동안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연 1%였던 금리는 3%까지 올라가게 된다.
시장 관계자는 "영구채는 회계 상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자본력을 키우고자 하는 기업들이 택하는 조달 방식"이라며 "CJ CGV 역시 마찬가지의 목적이었다 봐도 무방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실권주 일반 청약이 전례없는 흥행을 거둘 것이라 보고 있다. 전환사채를 배정받으면 수익을 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물량을 배정받은 투자자는 다음달 8일부터 주당 2만6600원에 CJ CGV 신주로 전환할 수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CJ CGV의 주가는 전일 대비 0.45%포인트 오른 3만3250원에 마감했다. 이번 사채에 적용된 전환가격은 금일 종가 대비 약 20% 가량 낮다. 주가가 크게 하락하지 않으면 전환사채를 받아 차익을 남길 수 있는 것이다.
넘치는 유동성도 높은 인기가 점쳐지는 배경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투자자예탁금 규모는 66조6141억원에 달한다. 사상 최대 규모였던 5월 초(78조원) 대비 약 15% 줄어들었지만, 투자처를 여전히 찾고 있는 대기 자금이 많은 상황이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공모주 청약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사그라들고 있어 공모 메자닌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뭉칫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오히려 남는 게 없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J CGV는 이번 전환사채 발행으로 재무 건전성을 높이길 희망하고 있다. 영구채는 납입을 마친 뒤 자본으로 분류된다. 회사 측은 전환사채 발행과 함께 올 1분기 기준 2373%에 달했던 부채비율이 860%까지 낮아질 것이란 입장이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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