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판사 살해·배신자 아들 녹여 죽인 '인간학살자' 석방…이탈리아 발칵
입력 2021-06-02 17:02 
[로이터 = 연합뉴스]

100명 넘는 사람을 죽인 '인간 학살자' 마피아 두목 조반니 브루스카(64)가 출소해 이탈리아가 발칵 뒤집혔다.
영국 BBC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시칠리아 출신 마피아 두목 브루스카가 이날 징역 25년형을 마치고 풀려났다고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브루스카는 살해한 사람만 1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심지어 조폭 소탕을 진두지휘한 판사도 살해했다. 수법도 끔찍했다. 브루스카는 배신한 조직원의 11세 아들을 납치해 살해 한 뒤 산으로 녹여 시신을 없애기도 했다.
이탈리아 여론도 "사람을 100명 이상 살해한 살인자를 이렇게 풀어주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비판하고 있다.

지난 1996년 경찰에 체포된 브루스카는 당시 자신이 100건 이상 살인에 관여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수감 생활 중 형량을 줄이기 위해 마피아 관련 정보를 제공해 조직 소탕을 도왔고 이런 공이 인정돼 종신형을 피할 수 있었다.
BBC는 그의 가장 악명 높은 살인 행각 중 하나로 판사 살해를 들었다. 1992년 이탈리아 반 마피아 전쟁의 상징이었던 조반니 팔코네 판사를 폭탄으로 살해한 사건이다. '범죄와의 전쟁'을 주도한 팔코네 판사는 1986~1987년 1년 간 시칠리아 마피아 360명을 잡아들였다. 이들에게 내린 징역형을 모두 합하면 2665년이나 된다. 하지만 그는 1992년 5월 23일 팔레르모 공항 인근 고속도로에서 폭탄이 터지면서 현장에서 숨졌다. 그의 아내와 경호를 맡았던 경찰 3명도 함께 사망했다. 이때 폭탄을 터트린 범인이 바로 브루스카였다.
브루스카는 또한 경찰에 협조한 배신자의 아들 마테오를 납치해 살해한 후 시신을 산성 용액에 빠뜨려 흔적조차 남기지 않았다.
피해자 유족들은 브루스카의 석방 소식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판사의 누이 인 마리아 팔코네는 "법은 브루스카에게 감옥을 떠날 권리를 줬다"고 맹비난했다.
마테오의 여동생 니콜라 디 마테오는 "수백건의 살해를 저지르고 정부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석방을 해주는 제도는 바뀌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팔코니 판사의 경호를 맡았다 사망한 경찰관의 아내도 "브루스카가 당국에 협조한 것은 오직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당국을 비난했다. 또 다른 경찰관의 아내도 "그가 부활했다"고 우려했다.
이밖에도 정치권에서도 이번 석방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마테오 살비니 전 부총리는 "이건 이탈리아가 받아들일만한 정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도 좌파 민주당의 지도자 엔리코 레타는 라디오 방송국 Rtl 102.5에서 "복부에 펀치를 맞아 숨을 쉴 수 없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boyondal@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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