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스스로 '짐승' 칭한 종신형 마피아 두목 자유의 몸…이탈리아 발칵
입력 2021-06-02 16:10  | 수정 2021-06-02 17:02
경찰에 이송되는 마피아 출신 지오반니 브루스카 / 사진=The Guardian
11세 소년 시신 산성용액에 담아 없애는 등 잔혹 살해
수감 중 범죄조직 수사 협조해 감형받아 석방돼


'인간 백정'으로 불리는 이탈리아 시칠리아 마피아 두목이 25년 만에 교도소에서 풀려나 이탈리아를 들끓게 하고 있습니다.

현지시각으로 1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탈리아에서 마피아 재판을 맡았던 판사를 폭탄 테러로 살해한 것을 포함해 극악한 범죄로 복역 중이던 지오반니 브루스카(64)가 형기를 채우고 풀려났습니다.

지오반니는 100명 이상을 잔혹하게 살해한 것으로 악명 높습니다. 그는 지난 1993년 11세 소년을 납치한 후 살해하고 사신을 산성 용액에 담아 없애기도 했습니다. 복수를 위해 범죄를 저질렀으며, 소년은 조직을 배신한 다른 마피아의 아들이었다고 전해졌습니다.

지오반니는 폭탄을 설치해 지오반니 팔코네 판사 부부와 경호를 맡았던 경찰관 3명을 살해했다. / 사진=BBC


지오반니는 마피아 사건을 집중해서 맡았던 팔코네 판사와 부인, 그리고 부부를 경호하던 경찰관 3명을 살해한 지 4년 만인 1996년에 체포됐습니다.

고속도로에 미리 400㎏에 달하는 폭발물을 설치한 뒤 팔코네 판사의 승용차가 지나갈 때 터뜨렸고, 이 혐의로 체포된 브루스카는 종신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그가 석방될 수 있었던 이유는 수감 중이던 2000년부터 범죄 조직인 코사 노스트라에 대한 수사에 협조해 감형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실제 그의 협조로 코사 노스트라의 조직원과 살인자들을 대거 검거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브루스카는 검찰에 협조하면서 "나는 평생 코사 노스트라에 조직원으로 일하면서 150명 이상을 살해했다"라며 "죽인 사람의 이름조차 모두 기억하지 못하겠다. 나는 짐승이다"라고 말해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렇게 잔혹한 범죄를 저질렀던 브루스카가 석방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피해자 가족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우려 여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를 검거했던 경찰관은 "체포될 때 브루스카의 얼굴을 잊을 수가 없다"라며 "브루스카가 모든 죄를 털어놨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절대 그를 용서할 수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엔리코 레타 민주당(PD) 대표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브루스카의 석방은 이탈리아가 추구하는 정의가 아니다"라며 "배를 한 대 얻어맞은 듯 숨쉬기 어려울 정도다"고 지적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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