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조국 "검찰 칼질에 도륙된 집안의 가장"…회고록은 '완판'
입력 2021-06-02 14:09  | 수정 2021-08-31 15:05
조국 "검찰 칼질에 도륙된 집안 가장으로 자기 방어 힘쓸 것"
"민주당, 이제 저를 잊고 개혁 작업에 매진해주시길"
'조국의 시간' 발간 하루 만에 10만 부 돌파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른바 '조국 사태'와 관련해 사과한 것에 대해 "민주당 송영길 대표의 이하 말씀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혔습니다.

2일 조 전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조국의 시간'에는 물론 그 이전에도 저는 같은 취지의 사과를 여러번 하였다"면서 "민주당은 이제 저를 잊고 부동산, 민생, 검찰, 언론 등 개혁 작업에 매진해주시길 바라마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저를 밟고 전진하십시오. 저는 공직을 떠난 사인(私人)으로, 검찰의 칼질에 도륙된 집안의 가장으로 자기 방어와 상처 치유에 힘쓸 것입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송영길, '조국 사태' 사과


조 전 장관이 글을 올리기에 앞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오늘(2일) 오전 국회에서 있었던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젝트 대국민 보고' 모두발언에서 "민주당은 국민과 청년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던 점을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면서 "기회가 평등하고, 과정이 공정하고, 결과가 정의로운 나라가 되도록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바로 세우겠다"고 밝혔습니다. '조국 사태'에 대해 당대표 자격으로 공식 사과한 것입니다.

송 대표는 "조국 전 장관과 관련해, 법률적 문제는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으로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조국 전 장관의 책은 일부언론이 검찰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받아쓰기하여 융단폭격을 해온 것에 대한 반론 요지서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조국 전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수사의 기준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가족 비리와 검찰 가족의 비리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할 것"이라며 야권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윤 전 총장에 대한 견제도 잊지 않았습니다.

법률적 문제와 별개로 자녀 입시문제 등 조 전 장관이 비판받은 지점에 대해서는 "조 전 장관도 수차례 공개적으로 사과했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보고 반성해야할 문제"라고 했습니다. 송 대표는 "민주화 운동에 헌신하면서 공정과 정의를 누구보다 크게 외치고 남을 단죄했던 우리들이 과연 자기문제와 자녀들의 문제에 그런 원칙을 지켜왔는지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좋은 대학 나와 좋은 지위 인맥으로 서로 인턴 시켜주고 품앗이 하듯 스펙 쌓기 해주는 것은 딱히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런 시스템에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수많은 청년들에게 좌절과 실망을 주는 일이었다"고 했습니다.

진중권 "'멸문지화' 자초한 것"


이런 가운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한 언론에 게재한 칼럼에서 "가족이 피를 흘리게 한 것은 실은 본인"이라며 조 전 장관을 비판했습니다.

진 교수는 "자기와 제 가족이 한 일을 몰랐을 리 없었을 터"라며 "임명을 포기했더라면 비위의 대부분은 드러나지 않고 그냥 묻혔을지도 모른다"고 추정했습니다. 그러면서 "하지만 그(조 전 장관)는 정치적 돌파를 선택했고, 그 결과 자기가 지금 '멸문지화'라 부르는 그 상황을 자초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조 전 장관이 펴낸 '조국의 시간'에 대해서도 "대부분 주관적 추측과 망상에 근거한 검찰 음모론"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조 전 장관의 '저를 밟고 전진하라'는 말에 대해서도 "그가 정말로 민주당이 자신을 밟고 나아가기를 바란다면 애초에 이런 책은 내지 말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자기를 밟고 가라고 한들 민주당에서 감히 누가 그를 밟겠는가"라며 "그러니 그 말은 사실 '어디 한번 나를 밟고 지나가 보라'는 협박에 가깝다"고 지적했습니다.

'조국의 시간' 10만 부 돌파


한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펴낸 '조국의 시간'은 출간 하루만에 10만 부를 돌파했습니다. 출판사인 한길사는 "'조국의 시간'이 공식 출간 하루 만에 10만 부를 돌파했다"면서 "성원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조국의 시간'은 2019년 8월 9일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이후 벌어진 일련의 사태를 정리하고 본인의 솔직한 심정을 기록한 책입니다. 출판사인 한길사는 서평에서 "진보적 지식인으로서 꿈꿔왔던 검찰개혁을 공직자로서 실현하는 과정에서 겪은 고난의 시간을 가감 없이 담아냈다"고 밝혔습니다. 또 "언론의 허위보도와 과장이 난무하고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로 일관한 조직 이기주의에 맞서 내놓는 최소한의 해명이자 역사적 기록"이라며 "진정한 정의는 무엇인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남은 과제와 희망에 대해 말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온라인 서점에서 제공한 본문 내용 일부를 보면 조 전 장관은 '조국 수호'와 '우리가 조국이다' 등 지지자들이 외친 구호에 대해 "이 구호는 나에 대한 우상화도 개인숭배도 아니었다"고 했습니다. 이어 "촛불시민들은 나의 한계와 흠을 직시하면서도 폭주하는 검찰에 경고하고 검찰개혁의 대의를 이루기 위해 촛불집회에 참석하고 이 구호를 외쳤던 것"이라면서 "OECD 최고 수준의 정치의식을 가진 한국 주권자의 의식을 폄훼하면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 신동규 기자 / easternk@mbn.co.kr ]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