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분할을 마치고 한달 만에 거래를 재개한 LG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신설법인인 LX홀딩스는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27일 오전 9시 45분 현재 LG는 시가 대비 1만원(8.37%) 내린 10만9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LG는 지난달 28일 사상 최고가인 12만6500원에 거래를 마친 뒤 이날 동시호가를 거쳐 11만9500원에 거래를 시작했고 장중 낙폭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같은 시간 LX홀딩스는 시초가 대비 1050원(8.30%) 오른 1만3700원에 거래 중이다.
지난 3월 LG는 주주총회를 통해 LG상사와 LG하우시스, 실리콘웍스, LG MMA 등 4개 자회사를 분리해 신설 지주사 LX홀딩스를 설립하는 인적 분할을 결정했다. LG전자, LG화학, LG생활건강 등 기존 주력 계열사는 존속법인 LG에 남았다.
기업 분할이 결정된 후 LG의 주가는 꾸준히 상승했다. 주총 당시 8만원대 중반에 형성됐던 주가는 거래정지 직전 12만65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변경 상장 첫날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양호한 1분기 실적이 기업가치를 뒷받침하고 있고, 주력사업 강화를 위한 사업구조 개편이 시작되면서 주가 상승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거래정지 전 약 두달 간 47% 상승하며 작년 12월 한때 67%까지 높아졌 던 순자산가치(NAV) 대비 할인율이 48%까지 하락한 점과 거래정지 이후 공매도가 허용됐다는 점이 다소 부담요인일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LG의 NAV 대비 할인율은 주요 지주사의 할인율 평균인 40%에 비해 여전히 높아 저평가 상태"라고 설명했다.
실적도 뒷받침하고 있다. LG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1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해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양 연구원은 "1분기 LG화학, LG전자 등 지분법 인식 대상인 주요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에서 구광모 회장의 역할이 컸다고 가정한다면, 계열 분리 이후에 구광모 회장의 영향력 강화와 함께 양호한 실적 흐름 지속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또 LG CNS의 1분기 영업이익이 5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하며 양호했는데, LG CNS의 신기술 관련 매출 비중 확대도 향후 실적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거래정지 기간 코스피 변동률이 마이너스(-) 0.4%로 미미하고, 분할에 따른 밸류에이션 변동폭도 크지 않아 가격 변동성은 적을 것"이라면서 "화학, 전자 등 주력사업 강화 위한 사업구조 개편은 이미 시작됐으며, ESG(그린 테크), 바이오·디지털 헬스케어, 딥테크 등 신성장 포트폴리오 강화도 기대돼 주가는 여전한 상승 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택 매경닷컴 기자 kissmaycry@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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