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코로나19 격무로 우울증"…부산 간호직 공무원 극단적 선택
입력 2021-05-26 17:15  | 수정 2021-06-02 18:05
유족 측 "과도한 업무로 우울증 증세"
"상부 지시 등 압박으로 업무 떠맡아"

부산의 한 보건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업무를 맡은 30대 간호직 공무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유족 측이 사망 원인을 격무로 지목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오늘(26일) 부산공무원노조와 유족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전 부산 동구보건소에서 근무했던 30대 간호직 공무원 A 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유족은 A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원인을 격무로 인한 우울증 증세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A 씨는 7년 차 간호직 공무원으로, 동구보건소에서 5년째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족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18일부터 자신의 담당이 아닌 코호트 격리 병원을 맡게 됐습니다. 유족은 "A 씨는 워낙 해당 병원 관리 담당이 아니었으나 상부의 지시 등 압박으로 병원 관리를 맡게 됐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유족은 "A 씨가 동료들과 나눈 메신저 대화를 봤을 때, 일을 잘한다는 이유로 순서가 아닌데도 업무를 떠맡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실제 대화 내역을 공개했습니다. 유족이 공개한 대화 내역에는 'A 씨가 일을 잘하니까 맡아달라', 'A 씨가 일을 안 하면 내 입장이 곤란해진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어 "A 씨가 주말 출근을 주저하자 계속 연락해 난처한 상황을 조성하기도 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A 씨는 토요일인 22일 출근해 오후 8시에 퇴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퇴근 후 남편이 아내의 기분 전환을 위해 함께 외출했으나, A 씨는 다음 날 아침 사망했습니다.

A 씨 유족은 본래 3일장을 치르고자 했으나, A 씨의 사망 원인 파악 등을 위해 5일장으로 장례를 연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동구청 측은 "보건소 내부에서 유족의 주장처럼 실제로 업무가 과도했는지 진상 파악 중"이라며 "경찰 수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 youchea629@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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