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13P 입장문' 손정민 유족, 진술번복과 수사 방해 의혹 제기
입력 2021-05-26 14:31  | 수정 2021-06-02 15:05
유족 측이 친구 A 씨가 물에 젖은 상태라고 주장하며 제시한 사진/ 사진=유족 측 입장문 속 사진 캡처
故 손정민 씨 부친 오늘 13페이지 입장문 발표
"친구 티셔츠 물에 젖은 듯" 의혹 제기
"경찰의 초기대응 미흡" 아쉬움 토로
고(故) 손정민(22) 씨의 유족이 입장문을 내고 실종 당일 술자리를 함께한 친구 A 씨 측에 대한 추가 면담 등을 요청했습니다.

오늘(26일) 유족 측은 A4용지 13쪽 분량의 입장문을 통해 A 씨 측의 해명에 대해 반박했습니다. 손정민 씨의 아버지 손현 씨가 자신의 블로그에 사건 관련 글을 올리긴 했지만 유족 명의의 입장문은 처음입니다.

유족 측은 우리는 소중한 정민이를 잘 보내기 위해 진실을 구하고자 한다. 경찰에게는 실체적 진실을 뛰어넘어 객관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하여 주실 것을 간절히 요청하는 마음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친구 A 씨, 정민이 입수에 연관 있을 것"


유족 측은 입장문에서 (친구) A 씨는 물론 A 씨 부모 또한 강비탈에서 어떤 심각한 사건이 있었음을 이미 알고 있었던 행동을 보였다”며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유족은 실종 당일 오전 3시 30분에서 4시 30분 사이 손 씨가 입수하게 된 어떤 사건이 있고 그 사건에 A 씨가 연관되어 있거나 알고 있을 개연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25일 새벽 A 씨는 손 씨 모친을 만나 정민이가 언덕에서 넘어져 끌어올리느라 힘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다음 날 저녁에 만났을 때도 정민이가 달려가다가 언덕에서 자빠졌다고 했습니다.

시간을 묻는 질문에 A 씨는 당연히 모르죠. 신음 소리 ‘악하면서 굴렀다. 제가 그거를 끌고 올라오느라고 제 옷, 신발 보면 아예 흙이었다. 평지가 있고 언덕이 있고 강이 있다. 거기 자빠져가지고 그거를 끌어 올렸을 거다”라고 답변했습니다.


그러나 유족은 이후 입장문에는 이러한 내용은 전혀 언급이 없고 술에 취해 단편적인 것 이외에는 기억나는 것이 없다고만 한다. 의도적으로 사고와의 연관성을 감추려고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2시부터 6시 귀가시 까지 구토를 하였다고 주장하는데 구토는 블랙아웃의 증거가 될 수 없고 오히려 구토를 하게 되면 일반적으로 그 전보다 술이 깨고 몸 상태가 좋아지므로, 깨어 움직이는 4시간 이상 블랙아웃 상태가 지속됐다는 것도 믿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유족 측은 오전 5시에 A 씨 가족이 한강공원에 도착했을 때의 행동도 지적했습니다. "A 씨 부자가 울타리를 넘어 자녀들이 있던 장소로 곧바로 이동하였고 정민 모에게 전화할 때까지 15분이상 강비탈만 번갈아 오르내렸다고 했습니다.

유족 측은 "주변을 찾아보지 않고 강비탈만 오르내린 점, 친구 A의 동선이 손 씨를 찾는 모습이 아니라 손 씨 모친에게 전화기를 돌려주려는 듯 정민 씨 집으로 가는 길목에 한정되어 있다는 점, 손 씨 핸드폰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손 씨 모친의 전화를 세 차례 이상 받지 않은 점"을 지적했습니다.

덧붙여 A 씨가 물에 들어갔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유족은 편의점 영상과 토끼굴 영상을 비교해보면, A 씨가 입고 있던 티셔츠의 목 부분이 토끼굴 영상에서는 물에 젖은 상태에서 당겨진 것처럼 늘어나 있었다” 또한 신발은 걸을 때마다 뒤꿈치 부분이 벗겨질 정도로 무거워져 있었고, 신발 끈 역시 뭉쳐서 흔들린다”고 적었습니다.

위치추적 가능한 ‘아이패드 늦게 제출”


유족 측은 A 씨 진술의 번복과 비협조적인 수사 태도를 꼬집었습니다.

특히 사건 당일 아이패드를 제출 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A 씨는) 사건 당일 소지하고 있던 아이패드를 의류, 노트북과 함께 제출하지 않고, 실종 15일째 따로 제출한 이유를 해명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아이패드는 아이폰과 연동하여 A 씨 휴대전화의 위치정보를 추적할 수 있는 중요한 증거임에도 뒤늦게 제출했고, 또한 같은 의미로 에어팟도 사건 당일 분실하였다고 주장”한다며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또한 유족 측은 "A 씨 어머니가 실종 당일 A 씨는 청하와 막걸리를 주로 마시고, 정민이는 소주를 주로 마셨다고 말해놓고, 이후 입장문에서는 '어떠한 술을 어느 정도 마셨는지 모른다'고 번복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이날 입장문에는 경찰의 대응의 미흡한 부분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유족은 아이의 성향으로 봤을 때 실종 당시부터 사고로 보고 수사를 부탁하였지만 유일한 관련자인 A 씨에 대한 조사는 늦었다”며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고 했습니다.

이어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 유일한 관련자인 A 씨와 A 씨 가족‘보다 지나가는 증인확보에 주력”했다며 앞서 제기된 수많은 의혹을 풀기 위해선 A 씨에 대한 정보를 더 수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 jzero@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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