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아르헨티나를 위해 울다'…병원 복도서 치료 기다리다 숨진 여대생
입력 2021-05-26 14:16  | 수정 2021-08-24 15:0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증상이 발현한 지 1주일 만에 사망한 여대생 라라 아레기스(22)의 사연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현지시각으로 13일 아르헨티나 산타페주(州)의 도시 산타페에서 자취를 하며 대학에 다니던 라라는 고열과 기침 등 코로나19를 의심할 만한 증상이 시작됐습니다.

딸을 잃은 그의 부친 알레한드로 아레기스는 "아직도 코로나19가 거짓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는데 딸의 사례를 통해 얼마나 상황이 심각한지 깨달았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훔쳤습니다.

라라는 증상 발현 이후 즉각 병원을 찾았지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없었습니다. 병상과 인력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누워 있을 병상도 없어 휠체어에 앉아 대기했던 라라는 몇 시간 만에야 겨우 의사에게 진료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병상이 없어 입원은 불가능했고 "이미 폐가 엉망이 된 것 같다"는 말만 듣고 집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당시 병원 측은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3일 뒤 다시 오라"고 라라를 돌려보내며 예약 시간만 잡아줬을 뿐입니다.

이렇게 앉아 있기도 힘들 정도로 힘들었던 라라는 당일 다시 또 다른 병원을 찾았습니다. 부모는 "딸을 자취방으로 데려갔지만 바로 실신이라도 할 듯한 상태였다"면서 "도저히 그대로 지켜볼 수 없어 즉각 다른 병원으로 딸을 데려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다른 병원에 도착했지만 이 병원에도 남은 병상은 없었습니다.

지친 라라는 결국 몸을 가누지 못하고 백팩을 베개 삼아 병원 복도 바닥에 몸을 누였습니다. 아버지는 힘없이 쓰러진 딸에게 옷을 덮어줬습니다. 함께 있던 엄마가 핸드폰으로 찍은 당시의 사진이 라라가 이 세상에서 남긴 마지막 사진입니다.

이렇게 대기를 할 수 밖에 없었던 라라는 다음 날 입원했지만 현지시각으로 21일 새벽 3시 코로나19로 사망했습니다.

현지 언론은 "아르헨티나가 코로나19에 무릎을 꿇고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안타까운 사례"라고 보도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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