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노태우 아들, 광주서 5·18 연극 관람…시민들 "반성쇼 말라" 항의
입력 2021-05-26 11:51  | 수정 2021-06-02 12:05
일부 객석 "노태우 사죄 먼저다" 항의
5·18단체 "5·18 왜곡한 아버지 회고록 먼저 바로잡아야"

노태우 전 대통령의 외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이 어제 오후 (25일) 광주를 찾아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연극 '애꾸눈 광대-어느 봄날의 약속'을 관람하다 시민들의 항의를 받았습니다.

노 원장은 "아버지를 대신해 사죄하겠다"며 여러 차례 광주를 방문하고 있지만 5·18단체와 시민들의 반응은 차갑습니다.

지난 3일 5·18단체가 노 원장을 향해 "진정성 없는 보여주기식 반성 쇼를 중단하라"고 비판했지만, 노 원장은 어제 광주를 다시 한번 찾았습니다.

그는 개인 일정으로 공연장에 찾아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작 특정 언론사와 사전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본 광주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원작자이자 주인공인 이지현 씨가 노 원장의 소감을 듣기 위해 무대에 올리려고 하자 시민들은 "아버지 노태우의 사죄가 먼저다", "다시는 광주에 오지 말라", "보여주기 식 방문은 멈춰라"며 항의가 빗발쳤습니다.

그는 "본의 아니게 소란을 일으키고 분란을 일으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고 사과한 뒤 소극장을 떠났습니다.


노 원장이 2019년 8월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직계가족 중 처음으로 5·18 민주묘지를 찾아 오월 영령에 사죄했을 때만 해도 시민들은 "의미 있는 일"이라며 반색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이후 노 원장은 여러 차례 5·18 묘지를 찾아 거듭 사죄의 뜻을 밝히며 아버지의 이름이 쓰인 조화를 5·18 묘지에 헌화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묘지를 찾고 연극을 관람하는 등의 행동은 이어가면서 5·18 당사자들이 모여있는 5월 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와는 단 한 차례도 만나지 않고 의도적으로 피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특히 5월 단체는 "노 원장이 5·18을 왜곡한 아버지의 회고록을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수정하거나 삭제하려는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며 분노했습니다.

5·18 단체는 공동 성명을 통해 "그의 대리 사죄는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는 아버지의 국립묘지 안장을 희망하는 목적 외에는 그 무엇도 담겨있지 않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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