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입사지원서에 '아버지 검사장', 김오수 "나는 무관심한 아빠"
입력 2021-05-26 11:39  | 수정 2021-06-02 12:05
김오수 후보자 아들, 안 적어도 되는 '아버지 직업' 적어
자소서 맞춤법 틀리고 영어점수 공란인데 '합격'
김오수 "나는 무관심한 아빠" 해명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오늘(26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했습니다.

김 후보자를 둘러싼 정치적 중립성 논란, 라임·옵티머스 관련 사건 수임 논란 등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김 후보자 아들이 직장에 채용되던 당시 요구사항도 아니었던 아버지의 직업을 입사 지원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입사지원서에 '아버지 검사장'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실이 한국전자기술원에서 받은 김후보자 아들의 입사 지원 서류엔 '가족사항'에 '부(父) 김오수 54세 대졸 검사 서울북부지방검찰청 검사장'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2017년 8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인 한국전자기술원에 지원한건데, 당시 지원서 양식은 가족사항에 관계·성명·연령·동거 여부 네 항목만 적게 돼 있었습니다.

과거엔 입사지원서에 가족의 학력과 직업도 적도록 했지만 2017년 5월 이후엔 이름과 나이, 동거 여부만 쓰도록 양식 자체를 바꿨습니다.

하지만 김 후보자 아들은 예전 양식의 지원서를 제출한 겁니다.

김 후보자 아들은 '비상근전문계약직원'에 리눅스 시스템 소프트웨어(S/W) 개발 분야에 지원했고 서류 전형을 통과한 뒤 면접을 거쳐 결국 최종 합격했습니다.


전주혜 의원실에 따르면 자기소개서 '성장과정 및 학업생활' 항목에도 '아버지 직업상 10대 초까지 2년에 한 번씩 이사를 오가며 생활했고'라며 부친인 김 후보자의 직업특성과 관련한 내용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기소개서에는 '낯선 환경'을 '낮선'으로 적거나, '기대에 부응'을 '부흥'으로 쓰는 등 맞춤법까지 틀렸고, 토익 등 외국어 점수를 입력하는 항목은 공란이었다고 전 의원측은 전했습니다.

전 의원 측은 "김씨가 평범한 가정의 지원자였다면 이처럼 무성의한 자기소개서로는 절대 공공기관에 합격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아들 김씨는 2019년 연구원을 퇴사해 이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김 후보자는 오늘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입사서류 양식 가족사항 중 부모 직업과 근무처를 적게 돼 있었고 아들이 곧이곧대로 적은 것 같다"며 "제가 봐도 꼭 그렇게 적었어야 했나 그런 부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하지만 저는 그곳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아는 사람도 없고 전화한 적도 없다"며 "전 아들의 취업이나 학업에 대해서 참 저는 무관심한 아빠"라고 주장했습니다.

"검찰개혁, 성공적으로 안착시킬 것"

한편 김오수 후보자는 오늘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70년 만에 이뤄진 제도적인 검찰개혁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검찰총장으로서의 가장 중요한 소임은 70년 만에 이루어진 제도적인 검찰개혁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검찰 스스로 수사관행과 조직문화 등에 대한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국민이 원하는 진정한 검찰개혁을 완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결혼 후 1991년부터 18년 동안 무주택으로 지내다가 경기 성남시의 아파트를 분양받아 10년 넘게 살고 있다며 1주택자임을 강조했습니다.

김 후보자는 또 "법무부 차관을 끝으로 공직에서 벗어나 8개월 동안 변호사로 일하면서 국민의 애환을 가까이서 경험하는 소중한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김 후보자는 법무부 차관에서 물러난 뒤 지난해 9월부터 법무법인 화현에서 8개월간 일하며 월 1900만~2900만원의 자문료를 받았습니다.

총 22건의 사건을 수임, 라임·옵티머스 환매중단 사건과 KT 쪼개기 후원금, BBQ 등 정·재계 주요 사건에 변호인으로 이름을 올려 전관예우와 이해충돌 논란을 빚는 상태입니다.



[ 이상은 기자 / leestellaaz@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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