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문심' 잡으려다 '민심' 돌아설라, 금기 깨고 대통령 비판
입력 2021-05-12 11:27  | 수정 2021-05-19 12:05
금기와 성역이었던 문 대통령 비판, '솔솔'

"어제 대통령 기자회견은 아쉬웠다. 당 지도부가 대통령과는 별개로 결단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이번 대통령 기자회견은 임기가 1년 남은 만큼 입장이 명확히 제시돼야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일부 '소신파' 의원들이 쏟아낸 발언입니다.

비록 극히 일부긴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소신파 의원들이 장관 인사를 비롯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민주당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 비판은 사실상 금기였지만, 4ㆍ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는 겁니다.

"의견 획일화 심해"


더불어민주당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 대해 "매우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이 의원은 "장관은 정무직이니 국민의 민심에 맞춰야 할 것이고 맞추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본다"며 "그런 점에서 대통령이 국민의 여론이나 정서를 잘 아실 테니까 그 여론에 맞추든지, 아니면 어떻게 하겠다든지 그런 것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어야 하지 않나. 그런데 그런 내용은 안 보인다. 그런 점에서 매우 아쉽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현안에 대해 분명한 입장과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지 않나. 리스크나 위험 부담이나 이런 게 있어도 선택해야 할 때는 분명히 해야 하지 않나"며 "이번 대통령 기자회견은 임기가 1년 남은 만큼 입장이 명확히 제시돼야 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 말씀이야 구구절절 옳은 말씀이지만 옳은 말씀을 들으려는 게 아니라 중점이 된 사안에 리더십을 보여야 하지 않나에 대해 기대에 못 미쳤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같은 당 김병욱 의원 역시 "대통령 기자회견은 아쉬웠다. 당 지도부가 대통령과는 별개로 결단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습니다.

당내 손꼽히는 소신파 조응천 의원은 문 대통령이 회견에서 극성 지지자들의 문자폭탄에 대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당론과 당심이 한쪽으로 몰려가는 것이 가장 무섭다"며 "의견 획일화가 너무 심하게 나타난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문심 vs 민심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서 문 대통령에 반기를 드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건 이례적입니다.

그동안 문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건드릴 수 없는 성역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상민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민주당은 친문과 비문이 아니라 그냥 일색"이라며 "심하게 말하면 이견이 숨 쉬고 존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개탄한 바 있습니다.

이 의원은 "성역과 맹종도 큰 문제"라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알게 모르게 쌓아 올린 높다란 성벽"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재·보선 참패 이후 분위기가 미묘하게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내년 정권 재창출 여부가 불분명할 정도로 여론이 돌아서자 '문심'보다 '민심'이 중요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일각에서 고개를 들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 이상은 기자 / leestellaaz@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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