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영남대가 강간을 덮으려 합니다"…청와대 국민청원 등장
입력 2021-05-12 10:15  | 수정 2021-05-12 12:34
영남대학교 전경 / 사진=영남대학교 제공
"신고했더니 '나가라'며 업무 배제"
"교수에게도 이런데 학생은 어떨지 염려"

영남대학교 교수가 동료 교수에게 강간을 당해 이를 신고했으나 학교 측이 "시끄럽게 하려면 나가라"라며 사건을 덮으려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고발했더니 업무 배제…사건 덮지 말아 달라"

어제(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영남대가 강간을 덮으려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자신을 영남대에 재직 중인 김혜경 교수라고 밝힌 청원인은 "지방에 있는 대학에서 아무리 발버둥 쳐도 권력으로 덮어버리는 일을 고발하고자 한다"며 "같은 대학교, 같은 센터에서 근무하던 동료 정 모 교수에게 강간을 당했다. 여자로서 세상에 나 강간당했다고 말하는 것은 죽기보다 수치스러운 일이나, 용기를 내 실명을 밝힌다"라고 글을 시작했습니다.

김 교수는 "얼마 전까지 영남대 부총장이었던 주 모 교수에게 강간을 한 정 모 교수와 분리조치를 해달라고 호소했으나 '시끄럽게 하려면 나가라'라는 말을 들었다"며 "이후 오히려 저를 내쫓으려고 보직을 없애고 회의에 부르지 않는 등 업무에서 배제했다"라고 폭로했습니다.


이어 "참다 참다 정 모 교수를 강간죄로 고소하고, 부총장이었던 주 모 교수를 고소했다"며 "동료 여교수마저 강간한 교수면 학생들은 얼마나 위험할까 하여 영남대 양성평등센터에 신고하고 학생들과의 분리조치를 요청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김 교수는 "그러나 영남대는 성폭력대책위원회를 열어 뭔가 하는 척만 할 뿐, 동료 여교수를 강간한 남자 교수에 대해 학생들과의 분리조치가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며 "여교수가 강간을 당해도 이 정도인데, 학생들이 피해를 입었을 때는 어떻게 하느냐"라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실명을 공개했다.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생각하면 고소하라"며 "영남대학교는 이렇게 강간을 덮으려고만 하지 말아달라"라고 강조했습니다.

영남대 강간을 고발하는 청원글 /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해당 청원은 오늘(12일) 오전 11시 30분 기준 81,513명의 동의를 얻었습니다.

경산경찰서는 김 교수의 고소 내용을 토대로 현재 정 모 교수의 강간 혐의에 대해 사실관계를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교수가 지목한 정 모 교수와 주 모 교수는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와 관련해 영남대학교 관계자는 "학교 측은 입장을 전하기 조심스럽다"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영남대학교 부총장으로 지목됐던 주 모 교수는 지난달 21일 의원면직 처리됐습니다.

[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 youchea629@naver.com ]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