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강효백 교수 "새 국가가 필요하다"..국민 공감은?
입력 2021-05-12 10:08  | 수정 2021-05-19 11:05
'국가를 바꿔야 한다' 주장 논란
"애국가 교체 주장" 시기상조
그동안 애국가 가사 자체에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 온 강효백 교수가 ‘국가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담긴 책을 출간하면서 애국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는 형국입니다.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태어나 학창시절을 보내고 사회생활을 하며 국가 이념을 상징하는 노래로 ‘애국가를 듣게 된다는 점에서 국가(國歌)가 국민의 사상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지대합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가로 인정받고 있는 ‘애국가가 작사가와 작곡가의 친일 논란에서부터 애국가 가사 자체의 논란까지 휩싸이면서 ‘애국가는 바뀌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 생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국기에 대한 경례와 애국가 제창에 대한 거부감을 느껴 각종 행사에서 부르지 않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강효백 교수 애국가는 국가가 될 수 없다”




경희대 법무대학원의 강효백 교수는 최근 ‘애국가는 없다라는 제목의 책을 집필했습니다.

강 교수는 이 책에서 애국가를 더 이상 국가(國歌)로 불러서는 안 된다며 구체적으로 근거를 제시했습니다.

먼저 ‘동해 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이라고 시작하는 1절을 두고 소멸과 퇴행의 서술어인 ‘마르고 닳도록으로 시작하는 국가는 지구상에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바다와 물이 산보다 먼저 나오는 우리말과 노래도 찾아볼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2절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에 대해서는 한국인에게 소나무는 선비 이미지인 반면 일본인에게는 철갑 입은 사무라이”라고 전했습니다.

일본의 철갑을 두른 소나무가 애국가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한 겁니다.

강 교수는 소나무 부분과 이어서 나오는 ‘바람 서리란 단어에도 주목합니다.

일본에서 ‘바람은 태풍의 신 스사노오를 상징하고 경술 국치 이후 ‘서리로 바뀐 ‘이슬은 일왕이 베푸는 은혜를 상징한다고 말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3절의 첫 부분에 나오는 ‘공활은 텅 비고 황량한 골짜기라는 부정적 의미로 한자의 본고장 중국에서도 쓰지 않는 단어라고 주장했습니다.

다음 문장에 나오는 ‘달 역시 비판의 대상입니다. 해와 별은 스스로 빛나는 발광체인 반면 달은 햇빛을 받아 반사하는 피광체라는 겁니다. 태양이나 별없이 ‘달만 나오는 국가는 애국가 뿐이라는 것이 강 교수의 주장입니다.

4절도 강 교수의 비판을 피해가지 못합니다. '이기상과 이맘으로 충성을 다하여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 사랑하세'라는 구절은 국가가 국민에게 일방적인 충성을 강요하는 군국주의 파시즘적 색채가 짙다는 겁니다.

김중백 교수 모든 문제를 친일 반일 관점으로 보는 건 지양해야”




동 대학교 사회학과 김중백 교수는 사뭇 다른 의견을 제시합니다.

강 교수가 집필한 저서 ‘애국가는 없다의 의미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모든 문제를 친일 반일의 관점으로 보는 건 지양해야 한다는 겁니다.

김 교수는 이런 기회를 통해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게 된다면 그때 본격적으로 논의해도 적절하다”며 애국가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애국가를 바꾸자는 국민적 공감대가 이뤄지면 충분히 바꿀 수 있냐는 질문에는 그럴 수 있다”면서도 과연 이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고려해 봐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가령 영국은 아직도 ‘신이여 여왕을 지키소서라는 국가를 유지해도 이 자체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또 강 교수가 제기한 부분이 틀린 건 아니지만 사실 그런 생각을 하고 국가를 부르는 사람은 없다”며 국가는 언제 어떤 상황에서 부르냐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사람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나 애국가 제창에 대해 거부하는 현상에 대해서는 국가의 역할에 대한 세대별 이해와 접근방식이 달라지면서 자연스럽게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최근 출판된 '애국가는 없다'는 1편으로 가사에 대한 비판서이며, 두 번째 비판서 '애국가는 없다 2 - 작사자·작곡자·선율·법률·비교·대안'도 조만간 출판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 tkfkd1646@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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