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與 잠룡들, 출마선언 전 '동분서주'…조직 꾸리며 세몰이
입력 2021-05-11 11:54  | 수정 2021-05-18 12:05
대선이 10개월 남은 시점에서 대권주자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아직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꾸리지 못한 국민의힘 주자들이 비교적 조용한 가운데, 여권 주자들의 발은 이미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6월로 예정된 경선 예비등록까지 한 달여 남은 가운데, 주요 여권 대선주자들은 선제적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하기보다는 당 안팎의 외곽 조직을 꾸리며 세몰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정세균, 친위조직 광화문포럼 참석…與의원 60여 명 참석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10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광화문포럼 첫 공개행사에서 '담대한 회복, 더 평등한 대한민국'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습니다.

여권 내 친위조직인 광화문포럼에 정 전 총리가 참석한 것은 처음으로, 총리직 퇴임 후 정 전 총리의 첫 여의도행입니다.

그동안 총리직을 수행하며 코로나19 극복 방안 마련 등 국정수행에 전념했던 정 전 총리가 정치인이자 대권주자로서 본격 세몰이에 나선 것입니다.

이날 행사엔 민주당 지도부를 비롯한 당내 의원 약 60명이 참석해 두터운 지지세를 과시했습니다. 송영길 대표가 축사를 했고, 윤호중 원내대표와 김용민·강병원·백혜련 최고위원과 박완주 정책위의장, 김영호 당 대표 비서실장 등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이날 행사에서 정 전 총리는 '불평등 척결'을 기치로 내걸고 '국민 능력개발 지원금 제도'와 '손실보상금 소급적용' 등을 주창했습니다.

그는 "금전적 어려움 없이 직업능력을 평생에 걸쳐 개발할 수 있도록 '국민 능력개발 지원금' 제도를 도입하자"며 "국민 1인당 평생 2천만 원, 연 최대 500만 원을 지급하자"고 말했습니다.

이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은 이들을 위한 손실보상제의 소급적용과 과감한 재정투입을 주장하며 "국가재정은 국민을 위해 쓰는 돈이다. 국민이 없는데 국가가 무슨 소용이냐"고 밝혔습니다.

최근 이재명 경기지사의 '세계여행비 1천만 원 지급', 이낙연 전 대표의 '전역자 사회출발자금 3천만 원 지급' 등 경쟁 주자들의 현금살포 공약이 잇따라 나온 데 이어 정 전 총리까지 '현금 공약' 경쟁에 나섰다는 것을 이번 광화문포럼을 통해 재천명 한 것입니다.

여권 선두 이재명, 꾸준히 여의도와 접점 늘려가


여권 내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지사 역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미 국민적 인지도가 충분한 만큼, 출마 선언보다 다양한 활동으로 세몰이를 이어가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지사는 지난 6일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이 지사는 오는 12일 전국단위 조직인 '민주평화광장'을 발족하고, 20일에는 '성장과 공정' 포럼을 발족해 국회 내 지지기반 확대에 나섭니다.

한 이재명계 민주당 중진의원은 지난 7일 언론과의 통화에서 "30여 명의 현역의원이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혀왔고, 개인적 사유로 공개적인 지지는 못하지만 도와주겠다는 의원을 포함하면 50명이 넘는다"며 "출마선언을 급하게 할 이유는 없고, 이 지사가 현직 지사로서 최대한 도정에 집중하는 것이 도민들에 대한 예의"라고 말했습니다.

경기지사직을 수행하며 여의도와 떨어져 있는 이 지사는 그동안 꾸준히 여의도 쪽과 접점을 늘려가려고 해왔습니다.

지난 1월 4일 이 지사는 박병석 국회의장을 비롯한 여야 국회의원 300명에게 전 국민 대상 재난지원금 지급을 촉구하는 서신을 보냈습니다. 앞서 지난해 7월에는 수술실 CCTV 설치 입법화를 요청하는 편지를, 또 11월에는 여당 의원들에게 전 국민 1인당 20~30만 원의 3차 재난지원급 지급 필요성을 주장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이 지사가 직접 여의도를 찾는 일도 잦아졌습니다. 지난 1월에는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박영선·우상호 당시 서울시장 예비후보를 비롯해 의원 50여 명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경기도 기본주택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이어 3월 초에는 경기도 국회의원들과 예산정책협의를 가졌습니다. 민주당 김상희 국회 부의장, 박정 경기도당 위원장, 정성호·김경협·윤후덕·안민석·김병욱·김영진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정의당 심상정 의원 등 30여 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이 지사의 정책 아이콘인 '기본주택'을 주제로 한 김남근 변호사의 주제발표가 진행됐습니다.

이 지사도 인사말을 통해 "기본주택도, 배제금융이 아닌 포용금융을 위한 기본금융 또는 기본대출 역시 경기 선순환을 위한 경기도의 정책"이라며 "기본주택을 가능하게 하는 입법화, 앞으로 우리가 말할 포용금융, 기본금융을 위한 각종 법제정에 많은 협조를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수면 위로 올라온 이낙연, 광주·부산·서울로 '동분서주'


4·7 재보선 참패 이후 약 1달 동안 잠행하던 이낙연 전 대표 역시 동분서주하며 활동을 재개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8일에는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발족식을 가진 지지모임인 '신복지광주포럼'에, 9일에는 '신복지 부산포럼'에 참여하며 호남과 영남을 아우르는 행보를 보였습니다.

이 전 대표의 부산 대선 조직 성격을 띤 '신복지 부산포럼'에는 최인호 민주당 의원이 상임공동대표, 박재호·전재수 의원이 특별고문을 맡았습니다. 민주당에서는 신상해 부산시의회 의장을 비롯해 시의원 39명 중 38명, 기초의원 88명 중 84명, 기초단체장 12명 중 10명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0일에는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연대와 공생' 주최 심포지엄에 참여했습니다.

'연대와 공생'은 이 전 대표의 대선 공약 준비를 위한 싱크탱크 조직으로, 대표를 맡은 김경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를 비롯해 학계·전문가·전직 고위공직자 그룹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창립 후 처음 열린 심포지엄이었던 만큼 박광온·윤영찬·정태호·오영훈 등 이낙연계 의원들이 총출동했습니다. 송영길 대표, 강병원·전혜숙 최고위원을 비롯한 당 지도부와 동료 의원들까지 참석 인원은 40여 명에 달했습니다.

[ 백길종 기자 / 100road@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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