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술 마시고 잠든 여자친구 성폭행…2심에서 감형된 이유는?
입력 2021-05-08 19:20  | 수정 2021-05-08 20:13
【 앵커멘트 】
술에 취해 잠든 여자친구를 두 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성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습니다.
한 차례의 성폭행만 유죄로 인정한 1심과 달리 두 차례의 성폭행 모두 유죄로 판단한 2심에서 형이 감형된 건데요.
그 이유를 서영수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기자 】
20대 남성 A씨는 지난 2019년 술에 취해 잠이 들어 항거 불능 상태였던 여자친구를 두 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당시 두 사람은 교제를 시작한 지 5일째였습니다.

1심 재판부는 1차 성관계 당시 피해자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상태였다며 A씨의 준강간 혐의를 인정해 징역 2년을 선고했습니다.

다만 피해자가 잠에서 깬 뒤 이뤄진 2차 성관계는 "반항이 불가능했다고 보기 힘들다"며 무죄라고 판단했습니다.


2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2심은 "1차 성관계 이후 당혹감을 느낀 피해자가 2차 성관계를 거부하지 못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며 두 차례의 성폭행 모두 유죄라고 봤습니다.

▶ 인터뷰 : 서상윤 / 변호사
- "성범죄의 경우 법원이 법해석을 통해 처벌범위를 계속 확대하고 있는데요. 피해자가 당혹감을 느낀 심리상태가 심신상실에 해당된다고 봐 유죄가 인정됐고요."

그러면서도 재판부는 1심보다 형을 낮춘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A씨가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와 합의했고 피해자가 처벌불원서를 제출한 점을 감형 사유로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MBN뉴스 서영수입니다.

영상편집 : 이우주
그래픽 : 최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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