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진중권, 국민의힘에 공개 질의…"여성·청년할당 입장 밝혀라"
입력 2021-05-07 15:25  | 수정 2021-05-07 16:11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 사진 = 매일경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국민의힘에 여성할당제와 청년할당제에 대한 입장을 공개 질의했습니다.

진중권 "국민의힘 여성할당제 입장 뭐냐"…이준석 겨냥

진 전 교수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국민의힘은 새 정강정책에서 성평등 정책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성평등 정책의 대표적인 제도가 기관이나 기업의 지휘부에 일정 비율 여성의 참여를 의무화하는 여성할당제, 그리고 몇몇 여성들이 과소대표되는 분야에서 여성들의 참여를 장려하기 위한 가산점 제도"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국민의힘은 성평등을 이루기 위해 어떤 정책을 갖고 있나"라며 "여성할당제에 대한 국민의힘의 공식입장은 무엇입니까"라고 물었습니다. 그러면서 "당 대표 후보님이 여성할당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하시니, 도무지 국민의힘의 입장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이는 최근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됩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20대 남성의 표심이 야권을 향한 배경에는 젠더갈등 문제가 있다며 여당의 과도한 페미니즘 편향 정책을 비판해 왔습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 과정에서 거론된 '여성 공천 30% 의무화'와 관련해 이 전 최고위원은 "여성 30% 의무 공천제는 생기겠지만 장애인 의무 공천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라며 "왜냐하면 이게 논리가 아니라 정치공학적 표공략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또 문재인 정부의 여성장관 할당제에 대해 "'적임자를 찾았더니 여성이다'가 아니라 '여성인 장관'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평가하면서 "그러다가 잘 안되니까 소위 '민주당 여성국회의원들'을 여성장관으로 무더기 기용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겨냥해 능력이 아닌 성별로 장관을 정하니 부동산 대책이 실패했다는 취지로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국민의힘 강령 '남녀 모두가 행복한 양성평등사회'

한편, 국민의힘 강령 '모두의 내일을 위한 약속'의 기본정책 '10대 약속' 중 9번째 약속은 '남녀 모두가 행복한 양성평등사회'로 규정돼 있습니다. 특히, 9항 1조에는 "남녀가 모두 다양한 영역에서 기회를 동등하게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한다. 정치를 비롯한 공적 영역의 경우, 성별 대표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남녀동수를 지향하며, 이를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에 노력한다"고 돼 있습니다. 2조에서는 "아동‧장애인 등 스스로를 지킬 수 없는 약자에 대한 성범죄의 경우 피해자 중심주의를 확고히 견지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습니다.
국민의힘 강령 / 출처 = 국민의힘

진 전 교수는 "양비론으로 물타기하거나 추상적으로 대충 얼버무리지 말고, 여성할당제에 대한 국민의힘의 공식입장을 분명히 밝히라"고 요구했습니다. 여성할당제에 비판적인 이 전 최고위원의 인식이 당 강령과 상충된다는 점을 꼬집으면서 정책 대안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어 "이미 유리천장 지수 꼴찌인 대한민국에서 몇 안 되는 그것마저 폐지하실 것이냐"며 "최소한 OECD 국가 평균 수준으로 앞으로 더 확대하실 것인가"라고 물었습니다. 아울러 "청년할당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혀주셨으면 한다"면서 "할당제가 개개인의 능력을 무시한 채 남성에 비해 여성을 우대하는 부당한 제도라면, 개개인의 능력을 무시한 채 그저 나이가 적다는 이유에서 청년을 우대하는 정책 또한 공정하지 못한 것임에 틀림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느 당에도 청년들이 의원이나 당직자가 되는 것을 막는 법은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정한 경쟁의 룰을 파괴하고 할당제로 해 청년들만 우대하는 것은 장년들을 차별하는 것으로, 여성들을 우대하는 제도만큼이나 공정하지 못한 일일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여성할당제가 부당하다는 주장을 반어법을 활용해 비판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아울러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께서는 청년 할당제나 그 밖에 청년 수당 등 청년을 우대하는 여러 정책에 대한 국민의힘의 공식입장을 밝혀달라"며 "청년만 힘든 것 아니다. 실직에 늙어서 몸까지 병든 사람들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현재 김은혜 의원은 대변인 임기를 마친 상태입니다. 배준영·김예령·윤희석 3명이 국민의힘 대변인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 신동규 기자 / easternk@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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