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의대본과 1학년' 한강서 실종 후 행적 묘연…"살아만 있었으면"
입력 2021-04-29 18:11  | 수정 2021-05-06 19:05
서울 한강변에서 새벽에 잠을 자던 20대 대학생이 실종돼 수색에 나섰지만 행적이 묘연한 가운데, 해당 대학생의 아버지가 "아들을 찾는다"는 호소문을 올리는 안타까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28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서울 소재 대학 재학생 A(21) 씨가 지난 25일 오전 3~5시경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뒤 연락이 끊겼습니다.


중앙대 의과대학 본과 1학년생인 A 씨는 지난 11일 오후 11시에서 다음날 오전 2시경까지 반포한강공원에서 친구와 술을 마신 뒤 잠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함께 있던 친구는 오전 4시 30분경 잠에서 깨 A 씨를 찾았지만 보이지 않자 귀가했다고 생각해 혼자 집으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인근 CCTV를 분석하고 드론과 헬기 등을 동원해 수색하고 한강 순찰도 진행하고 있지만 닷새째 A 씨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입니다. 특히 당시 현장을 비춘 CCTV도 없어 A 씨의 동선을 파악하는 데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 씨의 아버지는 25일 새벽 A 씨가 실종된 이후 한강 주변에 현수막과 전단을 붙이고 아들의 흔적을 찾고 있습니다. 지난 25일부터 현수막과 전단을 붙이기 시작해 인근 아파트에까지 붙이고 있습니다.

A 씨의 부모님은 지난 25일 오전 5시 30분쯤 A 씨의 친구로부터 소식을 전해 듣자마자 한강공원으로 나갔습니다. A 씨 부모님에 따르면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휴대전화는 친구인 B 씨가 들고 있었다고 합니다. B 씨로부터 받은 A 씨의 휴대전화에는 새벽 2시쯤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마지막 기록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경찰과 A 씨의 아버지는 B 씨가 술에 취해 A 씨의 휴대전화를 실수로 들고 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B 씨 본인의 휴대전화는 발견되지 않고 있는데, 취한 상태에서 둘의 휴대전화가 바뀌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A 씨의 아버지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찾지 못할까봐 두렵다"며 "경찰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을 알아서 한강은 물론 인근 풀숲에도 사람을 풀어 샅샅이 뒤져달라고 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납치를 당해 원양어선에 끌려간 거라고 하더라도 언젠가 돌아올 수 있게 제발 살아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A 씨의 행적이 마지막으로 확인된 지난 25일 오전 2시쯤 촬영된 영상을 통해 반포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있었던 게 확인됐지만 한강공원 안을 비추는 CCTV는 없어 A 씨의 행적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실종사건을 수사 중인 서초경찰서는 반포한강공원 출입구에는 CCTV가 설치돼 있지만, 공원 안을 비추는 CCTV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주차장이 멀긴 하지만 차량 블랙박스 등 확인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찾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색을 이어가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A 씨의 부모는 아들의 친구들을 통해 실종 사건을 서울 시내 대학 커뮤니티에 올려달라고 부탁했고, 28일부터 소식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A 씨의 경기고 동창 부모 등 강남권 학부모들과 중앙대 의대 학생회에서도 지난 25일 이후 A 씨를 보거나 연락된 사람이 있는지 찾고 있습니다. A 씨의 부모는 25일 새벽 반포한강공원에서 아들을 목격한 시민들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백길종 디지털뉴스부 기자 / 100road@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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