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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하 부진 원인 찾았다. 답은 릴리스 포인트였다
입력 2021-04-28 10:28  | 수정 2021-04-28 10:52
이영하가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부진 원인은 릴리스 포인트에 있었음이 밝혀졌다. 사진=MK스포츠 DB
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두산 투수 이영하가 극심한 부진 끝에 결국 1군 엔트리서 제외됐다.
이영하는 올 시즌 4경기에 선발 등판해 1승3패, 평균 자책점 11.40으로 무너졌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더 이상은 기다리지 못하고 2군행을 결정했다.
17승을 거두며 대한민국 우완 에이스로 거듭났던 시절과는 큰 차이가 있는 성적이다. 이영하는 좀처럼 그 때의 영광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이영하는 왜 갑자기 이런 부진을 겪게 된 것일까. 무엇이 문제일까.
MK스포츠에 'Pitching' 칼럼을 연재중인 정민태 전 한화 투수 코치가 그 원인을 진단했다. 정 전 코치는 "이영하는 공을 뿌리는 타점이 높은 투수다. 위에서 내려 꽂는 공이 힘도 있고, 스피드도 꽤 나왔다. 그런데 타점이 실종됐다. 릴리스포인트가 흔들렸다는 얘기다. 이런 경우 패스트볼과 변화구 모두 각도가 무뎌지기 마련"이라며 "또 이영하는 팔의 백스윙이 뒤로 많이 빠지면서 한 번 찍었다가 던지는 느낌으로 던지는 스타일의 투수인데, 이런 스타일은 제구가 흔들리면 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날 이영하도 팔은 뒤로 빠지는데, 중심이동이 빨리 나가면서 타점이 흔들렸다. 이럴 경우 팔이 짧아진다. 그런 부분들이 심각하게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실제 이영하의 릴리스 포인트에는 변화가 생긴 것일까. 그 부분에서 문제를 찾을 수 있는 것일까.
정답은 '예스'였다.
이영하는 릴리스 포인트가 매년 달라졌다. 점차 높아지며 릴리스 포인트가 흔들렸다.
자료 제공=스포츠투아이 PTS(투구추적시스템) 데이터

스포츠투아이 PTS(투구추적시스템) 데이터에 따르면 이영하의 릴리스 포인트는 매년 조금씩 높아졌다.
2019년 193.4cm였덩 상하 릴리스 포인트가 2020년엔 196.6cm까지 높아졌다. 올 시즌엔 199.2cm로 더 올라갔다. 편차가 6cm 정도나 나타났다. 매우 큰 차이다.
높은 타점에서 내리꽂는 구위가 좋았던 이영하다. 그러나 장점을 너무 살리려다보니 지나치게 릴리스 포인트가 높아지는 악순환이 이어진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야구가 잘 안 풀리니 장점을 더 도드라져 보이게 하려 애썼고, 그 결과 릴리스 포인트는 높아졌지만 자신이 컨트롤할 수 있는 한게를 넘어서며 문제가 발생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패스트볼을 던질때도 지나치게 높은 타점을 의식했음이 드러났다.
2019시즌에 192.5cm였던 패스트볼 릴리스 포인트는 진난해 195.6cm가 되더니 올 시즌엔 197.9cm까지 올라왔다. 이영하가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영하의 장점은 높은 타점에 있었다. 하지만 지나치게 그 장점을 도드라지게 하려던 시도가 결국 큰 실패로 돌아왔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몸에 맞는 적정한 높이를 다시 찾는 과정이 꼭 필요한 이유다.
과연 이영하는 자신에게 맞는 릴리스 포인트를 다시 찾아낼 수 있을까. 그 과정이 실패로 돌아간다면 이영하의 부진은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이영하가 자신의 몸에 맞는 투구폼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butyou@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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