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당선 공신' 안철수, 양당 통합은 '첩첩산중'
입력 2021-04-14 15:22  | 수정 2021-04-21 16:05
"4월 7일 이후 야권은 혁신적 대통합과 정권교체라는 더 험하고 깊은 산과 강을 건너야 합니다. 나라를 바로 잡겠다는 국민적 대장정의 보폭을 더욱 크게 하며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희망과 비전을 제시할 책임과 의무가 있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호소입니다.

4·7 보궐선거 이틀 전인 이날 안 대표는 야권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안 대표는 "저의 간절했던 지난 석 달 반 동안의 노력이 야권 승리에 기여하고, 약속을 지키는 신뢰 정치의 기반을 만들어 정치에 대한 국민 불신을 해소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지난해 12월 정권교체를 내세우며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뒤 상당한 지지를 받았지만 제1야당인 국민의힘 조직력 등에 밀리면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후보 단일화 경쟁에서 패배했습니다.

그럼에도 선거기간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지원 유세에 적극 나섰고, 결국 오 후보는 18.3%포인트 차이로 큰 승리를 거뒀습니다.

하지만 안 대표가 선거 다음날인 8일 뜻을 같이하는 범야권이 모두 합쳐야 정권 교체를 바라볼 수 있다”며 야권 통합 과정에서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내비치자 사방에서 견제구가 쏟아졌습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의힘의 승리가 아닌) 야권 승리라는데 어떻게 건방지게 그런 말을 하느냐”면서 유권자들은 국민의힘 오세훈을 찍었다”고 평가절하했습니다.


김 전 위원장의 안 대표를 향한 싸늘한 평가절하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뜬금없이 안철수 대표를 향해 토사구팽식 막말을 한다"며 팔 걷어붙이고 우리를 도와준 상대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지 못할망정, ‘건방지다라는 막말을 돌려주는 것, 그것이 더 건방진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선거가 끝난 지금, 안 대표는 한 마디로 '난처한 상황'에 처했습니다. .

국민의힘이 국민의당과 합당 여부를 놓고 자중지란에 빠져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양측 내부에선 합당이 어려워졌다”는 평이 대세입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합당에 비우호적인 분위기이기 때문입니다.

국민의힘은 당대당 통합보다는 안철수 대표 입당이 합리적이라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는 오늘(14일) "국민의힘에 합당이 아닌 개별 입당은 불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권 원내대표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야권 통합은 개개인들의 의원을 통해 이루어지는게 아니라 국민의당이 표방하고 있는 중도와 실용의 가치를 함께 해야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안철수 대표에게 연일 거친 비난을 쏟아내고 있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서도 "야권단일화 과정에서의 역할에서 김 전 위원장과 안 대표가 겹치는 부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본인의 역할을 뺏기는 데 대한 경계심리가 강하게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주호영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은 오늘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당의 시간계획표를 확인한 다음 16일 당 의원총회에서 합당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오늘 중진모임에서 결론을 내지 못한 국민의힘은 16일 의총에서 당내 여론을 모을 계획입니다.

이에 따라 양당 통합은 다음 주에야 윤곽이 드러날 전망입니다.

하지만 합당 시기와 방법이 합의되지 않는다면 내년 대선 직전까지도 통합을 둘러싸고 평행선을 달리는 '악수'가 나올 수 있습니다.


[ 이상은 디지털뉴스부 기자 / leestellaaz@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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