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세상돋보기] 게임으로 치매 예방…일상 깊숙이 들어온 가상현실
입력 2021-04-12 19:20  | 수정 2021-04-12 20:44
【 앵커멘트 】
평면 동영상보다 사물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가상현실 기술이 바로 VR인데요
게임 같은 문화나 관광 산업에 주로 활용돼 왔는데, 이제는 어르신들 치매 예방에도 쓰이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 세상돋보기에서는 일상 깊숙이 들어온 가상현실 기술을 박은채 기자가 들여다봤습니다.


【 기자 】
고글을 낀 채 머리를 이리저리 움직입니다.

제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열대어와 바다거북이가 헤엄치는 이 바닷속은 한 통신사가 선보인 가상현실 여행 영상입니다.

실제 해외여행을 떠나 필리핀 세부 바다를 헤엄치는 것처럼 생생합니다.

▶ 인터뷰 : 김선민 / 가상현실 서비스 개발 책임
- "코로나19때문에 여행을 가고 싶지만 가지 못하는 분들이 많이 있어요. 아시아나 유럽의 유명한 도시 여행 콘텐츠를 제공하려고 했고요. "


게임이나 운동을 즐기는 오락 도구를 넘어 해외여행을 도와줄 정도로 우리 일상에 가상현실이 스며들고 있습니다.

이제는 치매를 예방하려는 노인들도 손님으로 줄을 섰습니다.


▶ 스탠딩 : 박은채 / 기자
- "VR 산업이 커지면서 집안에 VR 기기를 두고 인지발달에 활용하는 노인이 늘고 있습니다. "

경기도 구리에 사는 김성은 할아버지는 집 안에 VR 장비를 비치했습니다.

영상을 보며 둘레길을 산책하고 진달래전 모형을 만들며 오랜 기억을 또렷하게 그려냅니다.

▶ 인터뷰 : 김성은 / 경기 구리시 갈매동
- "기차가 와가지고 여행을 한다고 해서 개나리가 활짝 핀거를 봤고 진달래 따먹고 구경하고…. 기분이 좋았죠. "

▶ 인터뷰 : 이현준 / 세븐포인트원 대표
- "어르신일수록 활동 제약이 많아지시는데요. VR은 앉아있으시면서도 바깥 세상을 누릴 수 있고…."

노인복지관에서도 비슷한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까마귀 찾고 계시죠? 오! 잘하셨어요~."

코로나19로 외로움을 겪는 어르신들에게 가상현실 게임은 반가운 친구가 됐습니다.

▶ 인터뷰 : 최명희 / 경기 광명시 철산동
- "코로나19로 노인들이 갈 곳이 없어요 사실. 근데 이걸 통해서 광한루에도 가볼 수 있는 거예요. 마음도 트이는 것 같고 너무 즐거웠어요. "

가상현실 서비스는 어르신들이 장소적 제약없이 외부와 통할 수 있는 문이자 치매 예방책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서은경 / 소하노인종합복지관장
- "가상현실 체험을 통해 혼자서도 (세대와) 소통할 수 있는 기대 효과가 있어서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낮동안 돌봄 필요한 치매 어르신들도 하고 있습니다."


게임에서 레저활동을 넘어 치매 예방 역할까지 맡게 된 가상현실 기술.

한 시장조사업체에선 전세계 가상현실 시장 규모가 해마다 43%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MZ 세대뿐 아니라 노인 세대도 가상현실 산업을 키우고 있는 것 아닐까요.

세상돋보기였습니다.

[icecream@mbn.co.kr]

영상취재: 구민회 기자·김 원 기자
그래픽: 이지연

#MBN #세상돋보기 #VR #가상현실 #메타버스 #인지발달 #복지관 #치매진단 #치매 #노인인구 #박은채기자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