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차 세워' 지시 따랐는데 스프레이 난사…흑인-라틴계 미 중위, 경찰 고소
입력 2021-04-11 14:48  | 수정 2021-04-11 14:54
사진 = ABC 뉴스 캡처

미국 버지니아에서 교통단속을 하던 백인 경찰 두 명으로부터 과잉 진압을 당한 흑인-라틴계 육군 중위가 법적 대응에 나섰습니다.

오늘(11일) ABC뉴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매체에 따르면, 캐론 나자리오(Caron Nazario) 미 육군 중위는 백인 경찰 조 구티레즈(Joe Gutierrez)와 대니얼 크로커(Daniel Crocker)를 지난 2일 연방법원에 고소했습니다.

지난해 12월, 두 경찰은 버지니아의 460번 국도에서 주행 중이던 SUV 차량을 멈춰세웠습니다. 해당 차량의 운전자였던 나자리오 중위는 방향 지시등을 켜고 차를 좀 더 몰고 간 뒤 경찰의 지시에 따라 차를 세웠습니다.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경찰 보고서에는 당시 중위의 차량이 ‘낮은 속도로 주행 중이었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중위는 안전벨트 역시 올바르게 착용한 상태였습니다.


"안에 몇 명이 타고 있냐"는 경찰의 물음에 중위는 "본인만 타고 있다"고 답했지만, 경찰은 막무가내로 총을 겨눴습니다.

경찰이 차에서 내려라. 복종하라. 체포하겠다”고 고함을 치자, 중위는 도대체 무슨 일인지 말해달라. 나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 솔직하게 내리기가 무섭다”며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중위는 두 손을 내밀어 무기를 들고 있지 않음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영상 = ABC 뉴스 캡처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을 내리지 않던 경찰 두 명 중 한 명은 이내 가슴에 부착된 후추 스프레이를 꺼내 들어 중위의 얼굴에 세 차례 분사했습니다.

이를 얼굴에 직격으로 맞은 중위는 "숨을 쉴 수가 없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건 정말 잘못된 일(This is so messed up)"이라며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중위를 차에서 끌어내린 뒤 바닥에 넘어뜨리고 수갑을 채웠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중위를 주먹으로 때리는 등,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습니다.

두 경찰의 목에 달려 있던 바디캠사에 촬영된 영상에는 당시의 정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해당 영상이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퍼지면서, 이는 흑인-라틴계인 나자리오 중위에 대한 인종 증오범죄(hate crime)이라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중위는 미 버지니아주립대를 졸업한 뒤 학사장교(ROTC)로 복무 중인 엘리트로 알려졌습니다.

ABC 뉴스에 따르면, 해당 백인 경찰 두 명은 여전히 경찰로 근무 중이며 소속 경찰서는 이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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