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박원순 지우고 오세훈 더하고…서울시, '오세훈 업무보고' 시작
입력 2021-04-11 11:06  | 수정 2021-04-18 12:05
지난 9~10일 저녁 서울시청 사무실은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습니다. 일부 직원들이 퇴근 시간 이후에도 사무실에서 업무를 본 것입니다.

이들은 오는 12일부터 시작될 오세훈 신임 서울시장에 대한 업무보고를 준비했습니다. 서울시 A 간부는 "오 시장은 서울시정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어 보고 내용에 더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각 실·본부·국별로 기존 사업과 함께 오 시장 공약 사항에 대한 계획 마련 등에 비상이 걸렸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오늘(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8일 공식 업무를 시작한 오 시장은 오는 12일부터 16일까지 실·본부·국별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습니다.

보고는 민생·경제(경제정책실, 스마트도시정책관 관광체육국, 서울산업진흥원 등), 주택·안전(주택건축본부, 도시재생실, 안전총괄실, 소방재난본부 등), 복지·건강(복지정책실, 여성가족정책실, 시민건강국, 청년청 등), 도시·교육(도시교통실, 도시계획국, 공공개발기획단, 서울교통공사 등), 환경·기후(기후환경본부, 푸른도시국, 한강사업본부, 상수도사업본부 등)로 나눠 진행됩니다.

실·본부·국별로 주요사업과 오 시장 공약 실행계획을 보고하고, 세부적으로 중점-핵심사업 및 공약 실행계획 보고, 질의답변, 토론 및 시장단 말씀 등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실·본부·국장이 업무보고를 하면 오 시장이 이를 토대로 향후 시정 운영의 큰 틀을 마련할 것으로 보입니다.

B 간부는 "코로나19(COVID-19) 대응과 별개로 민감한 현안 문제에 대해 짧은 시간에 보고를 해야 한다"면서 "보고에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업무보고 순서는 사안에 따라 변동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오 시장은 지난 9일 첫 공식일정으로 주재한 코로나19 종합대책회의에서 간부들을 공개적으로 질책했습니다. 서울시 간부들이 안일하게 해야할 일을 다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어 진행된 비공개 회의에서도 질책은 이어졌습니다.

C 간부는 비공개 회의 내내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오 시장의 주문이 계속됐다"며 "오 시장이 간부들의 적극적인 정책 실행을 강하게 요구했다"고 말했습니다. D 간부 역시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하게 언급했다"며 "특히 간부급 직원들이 그간의 역량을 발휘해 시민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을 요구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업무보고를 통해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의 역점 사업 정리가 방향을 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 시장은 보궐선거 기간 중 박 전 시장의 정책 10개 중 7개 가량을 폐기·수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태양광 미니 발전소 사업, 시민숙의예산제, 도심텃밭사업, 서울민주주의위원회 등이 대표적입니다.

현재 진행 중인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 재검토 역시 관심사입니다. E 간부는 "시의회 반대 등으로 현실적으로 사업 중단이 쉽지는 않다"면서 "시민들의 의견을 다시 묻는 방식이 현실적으로 가능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오 시장의 공약 사항 중 중점으로 추진될 사업은 △도시재생본부 축소 △1인가구지원 △청년월세지원 확대 △청년일자리 사업 △서울시민 안심소득제 시범 실시 △공유형 어린이집 확대 △도시경쟁력 제고 방안 마련 등이 꼽힙니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새 시장 사업 진행을 위해 전임 시장이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분야와 조직 등은 축소될 것이 확실시된다"면서 "올해 예산이 확정된 만큼 전체적인 사업보다는 조직을 줄여나가는 방향이 되지 않겠냐”고 예상했습니다. 이어 "오 시장의 공약 사항 추진을 위한 조직개편은 인사와 함께 부분적으로 먼지 이뤄질 것 같다"고 내다봤습니다.

[ 백길종 디지털뉴스부 기자 / 100road@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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