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학폭' 이재영·이다영 "폭로자 요구로 반성문 작성"…2차가해 논란 [종합]
입력 2021-04-09 12:36  | 수정 2021-07-08 13:05
(왼쪽부터) 쌍둥이 배구선수 이다영, 이재영 / 사진=MK스포츠

지난 2월 배구계를 넘어 사회 전반을 뒤흔든 학교 폭력(학폭) 논란의 당사자 쌍둥이 배구선수 이재영·이다영(만 24·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이 학폭 폭로자의 요구로 반성문을 작성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재영·이다영 측은 어제(8일) 한 언론을 통해 "최초 학폭 폭로 뒤 여러 경로를 수소문해서 당사자(폭로자)와 연락이 됐다"면서 "이때 폭로자가 공개적으로 잘못을 인정하는 사과문을 올리고 직접 만나서 사과하면 용서하겠다며 반성문을 요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5일 한 언론은 이재영·이다영 자매가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 구단 관계자와 만나 "폭로자의 폭로 내용 중 틀린 부분이 많아 피해가 컸다"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재영·이다영 측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폭로 내용엔 맞는 부분이 있고 잘못을 인정하며 반성한다"면서도 "실제 하지 않은 일도 포함돼 있고 이로 인한 피해가 크기 때문에 오해를 바로 잡으려 소송을 준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시간이 갈수록 하지 않은 일이 한 것처럼 사실이 돼 있었다"며 관련 증거에 대해서는 이미 수집을 마무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그러면서 "피해자를 직접 만나 사과하고 사실이 아닌 부분은 바로 잡고 싶었으나 연락이 끊겨 만날 수 없어 답답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이재영·이다영의 SNS에는 학폭 사실을 반성하는 자필 사과문이 내려가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지난 2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배구선수 이재영·이다영 학교폭력 폭로글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폭로 이후 두 달간 침묵했던 이재영·이다영의 첫 행보가 '폭로자에 대한 고소'로 밝혀지면서 그제(7일) 체육시민연대는 성명서를 내고 "'반성한다'는 말이 무색하게 학교 폭력 피해자를 고소하겠다는 이재영·이다영 자매는 사람으로서 예의조차 없는 2차 가해를 즉각 멈추길 바란다"고 비판했습니다.

연대는 이어 "작성한 사과문은 단순히 화난 민심을 가라앉히기 위한 보여주기 식의 행위였느냐'며 "사실관계를 바로 잡겠다는 취지로 고소한다는 것은 피해자들을 겁박하고 2차, 3차 가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연대는 그러면서 "뉘우치고 반성의 마음이 있다면 지금 당장 학교 폭력 피해자들을 향한 고소 진행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지난 2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현직 배구선수 학폭 피해자들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면서 쌍둥이 배구선수 이재영·이다영의 학폭 논란이 제기됐습니다.

글쓴이는 "지금 글을 쓰는 피해자는 4명이지만 피해자가 더 있다"며 쌍둥이 자매로부터 폭력을 당한 내용 20여가지를 구체적으로 기술했습니다.

해당 글에는 '칼로 위협했다', '부모님 욕을 했다', '강제로 돈을 걷었다' 등의 충격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었고, 논란이 확산하자 이재영·이다영 자매는 SNS에 자필 사과문을 올리며 "반성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재영·이다영에게 무기한 출전정지의 징계를 내린 소속팀 흥국생명 측은 두 자매의 고소와 관련해 "구단 뜻과는 관계가 없다"며 선을 긋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 youchea6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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