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D-2] 보궐선거 뒤덮은 '생태탕' 논란…"사퇴해라" vs "생태 아닌 생떼탕"
입력 2021-04-05 18:04  | 수정 2021-04-05 19:12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생태탕의 모습 / 사진 = MBN

◆ 생태냐 생떼냐, 그것이 문제로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내곡동 땅 ‘셀프보상 논란이 이른바 ‘생태탕 공방으로 번지면서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온통 뒤덮고 있습니다. 보상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오 후보의 기존 해명과 달리, 땅 측량 과정에 직접 참여한 뒤 인근 식당에서 생태탕을 먹었다는 것이 이른바 ‘생태탕 공방의 골자입니다.

지난 2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본인을 생태탕 식당 운영자로 소개한 제보자는 오세훈 후보가 내곡동에 왔고 식당에도 들러 생태탕을 먹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생태탕 식당 주인 아들로 알려진 제보자 A 씨는 2005년 6월 오 후보가 분명히 생태탕을 먹으러 왔다면서, 당시 오 후보가 하얀 면바지를 입고 페라가모 로퍼를 신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일요시사 등 다른 언론 인터뷰에서는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안 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는 생태탕이 아니라 생떼탕”이라며 신뢰성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제보자는 관련 근거를 제시하겠다며 오늘(5일) 기자회견을 예고했다가 돌연 취소하기도 했습니다. 국민의힘의 압박과 악플 등 신분노출에 대한 우려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민주당 "제보자 경호 대책 강구해야"
더불어민주당은 생태탕집 아들을 옹호하며 오 후보에 대한 집중 공세에 나섰습니다.


박영선 캠프 전략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는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늘(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측량의 진실을 밝힐 기자회견이 취소됐다. 신변 안전에 커다란 위협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진실을 말하고 있는 내곡동 경작인과 음식점 사장에게 오세훈 지지자들의 해코지 협박이 쏟아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민주주의 사회에서 이런 무도한 짓이 벌어지고 있다니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협박으로 진실을 틀어 막으려는 야만적인 위협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경찰은 의인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만반의 경호 대책을 즉시 강구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습니다.

황방열 캠프 부대변인도 "생태탕집 가족 같은 분들이 한국 민주주의를 지켜왔다"면서 "오 후보측은 생태탕집 가족의 생생한 증언은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오히려 후보까지 나서서 '수사' 운운하며 협박하고 있다"며 "도둑이 몽둥이를 들고 설치는 것도 정도가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중앙선대위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오세훈 후보의 거짓말을 용기 있게 밝힌 생태탕집 사장님과 아들에 대한 마타도어와 조롱이 도를 넘고 있다”면서 양심 선언자에 대한 겁박을 서슴지 않고 있다. 참으로 개탄스럽습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과 오세훈 후보는 3일에 보도 된 한 언론의 기사를 내세우며 말 바꾸기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 하지만 날짜부터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해당 언론사가 사장님과 인터뷰한 날짜는 3월 29일, 사장님과 아들이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진실을 밝힌 것은 4월 2일”이라며 자녀들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길까 두려워 취재에 응하지 않았으나 더는 진실을 외면할 수 없어 나섰던 것이라고 오늘(5일)도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고 설명했습니다. 오 후보를 분명히 봤다던 생태탕집 아들이 다른 인터뷰에서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실제와는 다르다고 반박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최 대변인은 아울러 (국민의힘이) 생태탕집 사장님이 ‘거짓말을 한 것으로 호도한다면, 이는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라면서 오세훈 후보가 만에 하나 시장이 된다고 해도 허위사실 유포로 당선무효가 될 수 있는 중대한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내곡동 땅 셀프보상 의혹 공방이 당선 무효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됩니다. 아직 선거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오 후보의 당선을 전제로한 발언을 내놓은 것입니다.

◆ 김대업 소환한 국민의힘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내곡동 생태탕과 관련해 김대업이 생각나고 또 2002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이회창 후보에 대한 3대 의혹 근거 없음 판결이 생각난다”고 지적했습니다. 김대업 씨는 2002년 대선 때 있었던 이른바 ‘병풍 사건을 일으켜 유죄판결을 받은 인물입니다.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 비리 의혹을 제기해 낙선에 일부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후 김 씨가 제기한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주 원내대표는 16년 전의 일을 어떻게 그렇게 상세히 기억하며, 무슨 옷을 입었고, 무슨 신발을 신었는지 기억하는 사람이 세상천지에 어디에 있겠는가”라며 박영선 후보 아무리 급하더라도 이런 연결은 중단하길 바란다”고 비판했습니다. 과거 근거 없는 의혹제기를 통해 선거에 영향을 줬다가 법의 심판을 받은 ‘김대업 사건에 빗대 여권에 경고장을 날린 것입니다. 그러면서 선거 끝나면 이런 것들이 전부 사법적으로 정리될 텐데 박영선 후보 돕다가 처벌받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하길 바란다”며 ‘생태탕집 아들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았습니다.

성일종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공동부위원장도 박 후보가 ‘중대결심을 하겠다라며 국민의 궁금증을 증폭시켰는데, 끝까지 공작정치와 네거티브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것이 박영선 후보의 중대결심”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수많은 공작 사건들을 만들어냈던 민주당의 못된 공작 DNA가 어김없이 스멀스멀 돌아온 것”이라면서 현명한 우리 국민은 더이상 이런 추악한 공작정치에 속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민주당은 국민 수준을 너무 우습게 보고 있다”며 2002년 전과 5범의 김대업을 끌어들여 권력을 도둑질해놓고 죄책감도 없이 수많은 정치공작범죄를 지금까지 저질러오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정원석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공동부위원장은 생태탕을 먹든 동태탕을 먹든 구질구질하게 뒤집기에 올인하는 180석 슈퍼 여당의 필살기가 고작 그것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비극”이라고 꼬집었습니다.

[ 신동규 디지털뉴스부 기자 / easternk@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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