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에 강한 한국여자골퍼…올 4개 대회 디펜딩 챔피언

브룩스 켑카(미국)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8승 중 4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거뒀다. 메이저 승률이 50%다. 그에게 '메이저 사냥꾼'이란 애칭이 붙은 것은 당연하다.
지난 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기아클래식에서 통산 21승째를 거둔 박인비도 한때 메이저 승률이 50%에 육박하던 때가 있었다. 2013년 나비스코 챔피언십,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 그리고 US여자오픈까지 3연속으로 메이저에서 우승했을 때 박인비는 당시 통산 9승 중 4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해 메이저 승률 44.4%를 기록했었다. 만약 그 해에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했다면 사상 최초로 같은 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동시에 메이저 승률도 50%까지 오를 수 있었으나 그 꿈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박인비의 메이저 우승 시계는 2015년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메이저 통산 7승째를 거둔 뒤 6년째 멈춰 있다. 그 사이 메이저 승률은 33.3%까지 뒤로 후퇴했다. 하지만 LPGA 투어에서 10승 이상 거둔 한국 여자골퍼 중 메이저 최고 승률일 뿐 아니라 메이저 7승 이상을 거둔 전체 선수들 중에서도 단연 최고다.
박인비는 여전히 메이저 대회 우승이 고프다. 기아 클래식 도중 "ANA 인스피레이션에 대비한 워밍업"이라고 했고, 우승 후에는 ANA 인스피레이션 우승에 대한 갈망을 가감 없이 표현하기도 했다.

박인비는 4월 1일(한국시간)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 컨트리클럽 다이나 쇼 코스(파72)에서 개막하는 시즌 첫 번째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피레이션에 출전해 자신의 8번째 메이저 우승에 도전한다.
현재 박인비보다 메이저 우승이 많은 선수는 모두 6명이다. 일단 메이저 최다승은 메이저대회 사상 처음으로 단일 대회 3연패를 이룬 패티 버그가 갖고 있다. 그는 1937~1939년 당시 메이저였던 타이틀홀더스 3연패를 포함해 15승을 올렸다. 미키 라이트(13승), 루이스 서그스(11승), 안니카 소렌스탐(10승), 베이브 자하리아스(10승), 베시 롤스(8승)가 박인비보다 메이저 승수가 많은 선수들이다.
전체 25승 중 메이저대회에서 5승을 거둔 박세리는 20% 확률을 보이고 있다. 박인비보다 메이저대회 우승이 많은 선수들 비율은 패티 버그가 25%로 가장 높다. 그는 60승 중 15승을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장식했다. LPGA 최다승 기록 보유자인 캐시 위트워스는 88승 중 6승만 메이저대회 우승이다. 6.8%에 지나지 않는다. LPGA 사상 최고 골퍼로 꼽히는 안니카 소렌스탐도 72승 중 메이저대회 우승은 10승뿐이었다. 13.8% 비율이다. 캐리 웹은 41승 중 7승만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장식했다. 비율은 17.0%.
박인비는 물론 한국여자골퍼들은 메이저 대회에서 특히 강한 면모를 드러낸다. 어려운 코스, 어려운 경쟁자, 어려운 상황에서 더 힘을 발휘하는 한국 여자골퍼들의 골프 스타일은 메이저대회에 최적화됐다고 할 수 있다.
올해 벌어지는 5개의 메이저대회 중 AIG 위민스 오픈(옛 브리티시여자오픈)만 빼고 4개 대회에서 한국여자골퍼가 디펜딩 챔피언으로 나선다. 작년 이미림이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것을 시작으로 PGA 위민스 챔피언십에서 김세영이 정상에 올랐고 US여자오픈에서는 김아림이 깜짝 우승했다. 작년 코로나 19로 취소됐던 에비앙 챔피언십은 2019년 우승자 고진영이 올해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한국선수가 메이저 대회에서 거둔 총 승수는 34승이다. 박인비가 7승으로 가장 많은 승수를 올렸고 박세리가 5승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고진영, 유소연, 박성현, 전인지, 신지애가 나란히 2승을 거뒀고 장정, 이미림, 유선영, 박지은, 김아림, 이정은, 최나연, 지은희, 김주연, 김세영, 김효주, 김인경이 메이저대회에서 1승씩 올렸다. 대회로 따지면 US여자오픈이 11승으로 가장 많고, PGA 위민스 챔피언십 8승, 나비스코 챔피언십 6승, AIG 위민스 오픈 6승, 그리고 에비앙 챔피언십 3승으로 뒤를 잇는다.
[오태식 스포츠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