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영상] 5억 그림 훼손하자..."해프닝도 예술" vs "강력히 처벌"
입력 2021-03-30 14:52  | 수정 2021-04-06 15:05
존원의 작품을 훼손한 관람객과 훼손된 그림 / 사진=전시 기획사, 연합뉴스

세계적인 그라피티 작가 존원(JonOne·58)의 작품이 20대 남녀 관람객에 의해 훼손되면서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이를 두고 "해프닝도 예술 같다"는 의견과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그제(28일) 오후 1시 40분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롯데월드몰 지하 1층 전시장 P/O/S/T에서 열린 기획전 '스트리트 노이즈'(STREET NOISE·거리의 소음)에서 20대 남녀가 작품 밑에 놓인 전시용 붓과 페인트로 가로 80㎝, 세로 150㎝ 크기의 붓 자국을 남겨 그림을 훼손했습니다.

존원의 작품을 훼손한 관람객 / 영상=전시 기획사

작품이 훼손되자 전시장 측은 즉각 CCTV로 해당 남녀를 찾아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해당 작품은 세계적인 그라피티 작가 존원이 지난 2016년 내한해 작업한 작품으로, 가격은 약 5억 원대입니다.

20대 남녀 관람객들은 "벽에 낙서가 돼 있고, 붓과 페인트가 있다 보니 낙서를 해도 되는 줄 알았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이 붓과 페인트 위에는 작가가 2016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즉흥적으로 이 작품을 그린 당시 상황을 재현한 전시물이라는 안내문이 벽에 붙어 있었습니다.

존원의 작품을 훼손한 관람객 / 영상=전시 기획사

사연이 전해지자 일부 누리꾼들은 "해프닝 또한 하나의 예술 같다"며 해당 관람객들을 옹호했습니다. 이들은 "낙서라고 하지만 작품과 잘 어울린다"며 "오히려 작품의 가치를 높여줄 것"이라고 평했습니다.

한 누리꾼은 "현대 예술은 관객과 함께 호응하는 것도 중요한 가치로 친다. 밑에 붓과 페인트가 있었으니 관람객들이 그런 의도로 받아들인 걸 수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해당 관람객들의 관람 태도를 지적하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한 누리꾼은 "바닥에 다가오지 말라는 선이 있는데 작품을 훼손한 것부터가 말이 안 된다"며 "당시 상황을 재현한 전시물이라는 안내문도 있었는데 어린 애도 아니고 왜 저러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반응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림을 그리면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막지 않은 전시장 측에도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전시 주최 측은 오늘(30일) "전시장 규모가 1652㎡(500평)로 방대해 전시장 관리자가 미처 훼손 현장을 목격하지 못했다"며 "작가에게 작품 훼손을 알리고 대처 방안을 논의하는 이메일을 보낸 상태이지만 아직 답이 오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작가가 꽉 막힌 사람이 아니라 이해해줄 것 같다. 관람객이 고의로 작품을 훼손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훼손된 작품은 철거하지 않고 그대로 걸어둘 예정이다. 다만 30일 오후 복원 전문가를 불러 복구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그라피티 작가 존원은 2015년 프랑스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를 수상했으며, 2016년에는 LG전자와 아트 콜라보레이션을 하기도 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 youchea629@naver.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