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재명, 미얀마 군부에 공식 서한…"미얀마 활동가 수배 이유 해명하라"
입력 2021-03-30 11:42  | 수정 2021-06-28 12:05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미얀마 군부에 공식 서한을 보냈습니다. 군부가 재한 민주화 활동가인 얀나잉툰 미얀마 민주주의 네트워크 공동대표와 소모뚜 공동대표를 지명 수배한 이유를 해명하라는 것입니다.

30일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페이스북에 올린 "역사는 물을 것입니다. 광주 닮은 미얀마에 무엇을 했냐고"라는 글에서 군부의 재한 미얀마 활동가 공개수배 사실을 알리면서 이 같이 밝혔습니다.

이 지사는 군부가 '(활동가들이) 이재명을 만나 국제사회가 미얀마 상황을 오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 했다'는 것이 수배이유라고 설명하면서 "공동대표들이 제게 무슨 말을 했으며 어떤 발언이 왜곡됐는지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5·18 민주화 운동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며 "당시 전두환 쿠데타 세력의 참상을 알린 외신기자, 현장을 목격하고 진실을 전한 외국인 선교사들, 도움을 요청했던 우리 교민들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연대해 준 해외의 현지인들. 그들이 없었다면 광주의 진실은 더 알리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또 "41년 전 광주를 지원했던 해외의 손길이 지금 한국사회의 몫이 되었다"며 "훗날, 역사는 물을 것입니다. 미얀마 이주민들이 도움을 요청할 때 무엇을 했냐고, 광주 닮은 미얀마를 위해 한 일이 무엇이었냐고 물을 것입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이주민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미얀마 사람들을 위한 구체적 지원계획을 마련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렸습니다.

그러면서 "지명 수배 사유에 제가 지목된 만큼 미얀마 군부에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히고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허위사실인지 말해달라. 그래야 저는 물론 국제사회가 오해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얀마 군부의 성실한 답변을 기다리겠다고 했습니다.

아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공식 서한 내용 전문입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공식 서한>
미얀마 군사위원회 관계자께

안녕하십니까? 대한민국 경기도지사 이재명입니다.

경기도는 '미얀마 민주주의 네트워크' 공동대표의 지명수배 이유에 대한 미얀마 군사 위원회의 명확한 해명을 공식 요청합니다.

미얀마 군사위원회는 최근 국영신문을 통해 얀나잉툰(YAN NAING HTUN)과 소모뚜(SOE MOE THU) 공동대표를 지명수배 하였습니다. 지난 2일 개최된 '미얀마 민주주의 질서 회복을 위한 경기도-미얀마 군부독재 타도위원회 간담회'에서 공동대표 두 분이 미얀마 현지상황을 허위로 유포함으로써 '군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입니다. 지명 수배령에는 '미얀마 상황을 국제사회가 오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했고 군사위원회의 명예를 훼손하는 언동을 했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해당 간담회는 미얀마 민주주의 회복과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경기도가 고심 끝에 마련한 자리입니다. 저는 간담회에서 얀나잉툰, 소모뚜 대표와 만나 미얀마의 현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경기도 차원의 지원 방안을 함께 모색했습니다.

공동대표의 지명수배 소식을 접한 이후 간담회 대화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보았습니다만, 왜곡발언이 정확히 어떤 부분인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군사위원회가 지적한 '국제사회의 우려'는 여전히 해소되지 못한 상황입니다.

미얀마 군사위원회는 지명수배 사유로 밝힌 '경기도지사와의 접견 중 군사정부 명예훼손 언동'이 구체적으로 어떤 발언이었으며, 이에 대한 실체적 진실은 무엇인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경기도는 미얀마 군사위원회의 회신을 받는 대로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등 즉각적으로 조처하고, 성의껏 답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미얀마 군사위원회의 성실한 해명을 거듭 요청 드립니다.

2021. 3. 29
경기도지사 이재명

[ 신동규 디지털뉴스부 기자 / easternk@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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